군위 대구 편입에 '의성·청송·영덕'에 울진 묶일 듯…박형수-김재원 대결 전망
'안동·예천' 유지에 안동 출신 현역 김형동·예천 출신 황정근 희비 갈려

4·10 총선 선거구 획정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면서 국민의힘 '텃밭'인 경북 지역 출마자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총 13석을 보유한 경북은 인구가 계속 줄어들면서 총선 때마다 '시·군·구'를 뗐다 붙였다 하는 일이 되풀이됐는데, 이에 따라 연고가 있는 지역구에 출마하려는 예비 후보자들에게 변수가 생기는 일이 이번 총선을 앞두고도 반복되고 있다.

20일 국민의힘 관계자들에 따르면, 오는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가 예상되는 선거구 획정안에서 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 선거구는 '의성·청송·영덕 + 울진'으로 조정되는 것으로 잠정 결정됐다.

군위군이 경북도에서 대구시로 편입되면서 선거구 인구 하한선 충족을 위해 울진군을 떼 오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경북 '영주·영양·봉화·울진' 선거구는 '영주·영양·봉화'로 재편된다.

또 선거구 분리 여부가 관심을 끌었던 경북 '안동·예천'은 그대로 유지된다.

당초 안동과 예천을 분리해 '의성·청송·영덕 + 예천' 선거구를 만드는 방안이 검토됐으나, 선관위가 당초 국회에 제시한 원안을 따르게 된 것이다.

與 텃밭 '경북' 연쇄 지역구 재획정에 울고 웃는 출마자들
얽히고설켰던 경북 지역 선거구에 이처럼 가르마가 타지면서 출마 지역구가 유동적이던 예비후보들도 서서히 출마 지역을 확정 짓고 속속 예비후보 등록에 나서고 있다.

울진이 고향인 박형수 의원은 전날 '의성·청송·영덕 + 울진' 선거구에서 재선에 도전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이 지역에는 의성이 고향인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4선 도전을 노리고 있어 전·현직 의원 간 공천 대결이 예상된다.

이곳에는 김 전 의원 외에도 김태한, 강성주, 우병윤 예비후보가 공천을 신청했다.

'군위·의성·청송·영덕' 현역인 김희국 의원은 총선에 불출마하기로 하고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다.

박 의원이 고향 울진을 선택하면서 영주·영양·봉화는 우선추천(전략공천) 지역으로 분류될 전망이다.

선거구가 유지되는 안동·예천에 도전장을 낸 예비 후보들의 셈법은 복잡해졌다.

재선에 도전하는 이 지역구 현역 김형동 의원은 이 결정을 반기는 반면, 지역 분리를 예상하고 선거에 뛰어든 예천 출신 황정근 전 당 윤리위원장의 경우 달갑지 않은 소식을 받아 든 셈이 됐다.

황 전 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오락가락 선거구, 고향 예천은 어디로 가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안동은 '안동김씨'와 '안동권씨' 출신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고 예천보다 인구가 더 많은 까닭에 안동과 예천이 묶인 선거구에서는 늘 안동 출신이 당선됐다.

이번에도 해당 지역구 공천 신청자를 보면 안동 출신이 5명, 예천 출신은 1명이다.

현재 공관위는 이들 3곳 지역구의 공천 심사 결과 발표를 보류한 상태다.

선거구 획정이 끝나는 대로 이들 지역 공천 심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與 텃밭 '경북' 연쇄 지역구 재획정에 울고 웃는 출마자들
앞서 21대 총선 때도 경북은 지역구 조정으로 후보 간 희비가 갈렸다.

당시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영주·문경·예천' 지역구는 '영주·영양·봉화·울진', '상주·문경', '안동·예천' 등 3갈래로 찢어지며 다른 선거구에 붙었다.

애초 '영주·문경·예천'에서 단수 추천을 받은 영주 출신 황헌 전 MBC 앵커는 선거구 조정 이후 '영주·영양·봉화·울진'에서 3자 경선을 치른 결과 탈락하고, 울진 출신 박형수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해 금배지를 달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