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그룹, 김백 전 상무 등 6명 이사로 제안
언론노조 YTN지부 "유진, 일방적으로 사장 내정…승인 취소해야"
유진그룹이 최근 지분을 인수해 최대 주주로 올라선 YTN에 새 이사진 구성을 제안하자 이 회사 노동조합이 사실상 신임 사장을 내정한 것이라며 반발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는 16일 오전 여의도 유진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유진그룹이 지난 14일 YTN 기획조정실에 이사 6명을 내정한다고 통보했고, 이들 중 김백 전 YTN 상무가 사실상 사장으로 내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상무는 2008년 YTN 기자 해직 사태의 주범이며 공정 언론을 구현한다며 단체를 만들어 공영 방송사들을 공격한 인물"이라며 "유진그룹이 YTN 최대 주주로서 미래 청사진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김 전 상무를 사장으로 선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또 "유진그룹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방송 공정성을 지키고 YTN의 기존 제도를 따르는 조건으로 최대 주주 변경을 승인받고도 YTN 노사가 만든 사장추천위원회 검증도 없이 사장을 내정했다"며 "이는 승인 취소 사유"라고 강조했다.

언론노조 YTN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유진그룹은 지난 14일 지분 인수 잔금을 치른 뒤 YTN에 새 이사진 선임 계획을 전했다.

유진그룹은 김백 전 YTN 상무와 김원배 YTN 국제부 기자를 사내이사로, 이연주 창의공학연구원 부원장(전 한국청년유권자연맹 대표)과 안창호 전 헌법재판관, 마동훈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3명을 사외이사로, 김진구 유진기업 부사장을 기타 비상무이사로 제안했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김 전 상무 외에도 자유총연맹 출신이자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대학 동문이 포함됐고, 유 회장의 '집사'라 불리는 사람도 있다"며 "이것이 사영화가 아니고 무엇인가?"라고 반문한 뒤 "언론 사유화를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맞서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