月소득 묻자 절반 침묵…국가 통계가 흔들린다
가계 소득과 지출 등을 파악하는 가계동향조사의 무응답 비중이 지난해 절반 수준까지 높아졌다. 고용 상황을 파악하는 경제활동인구조사, 복지의 기초 자료가 되는 가계금융복지조사 등도 응답률이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국가 통계 신뢰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한국경제신문이 조사 방식, 표본 수, 응답률 등 통계 관련 기초 정보를 담고 있는 ‘통계청 통계정보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가계동향조사의 단위 무응답률은 44.9%(6월 기준)에 달했다. 전년 동월 37.7%에서 7.2%포인트 올라 처음으로 40%를 넘어섰다. 통계청이 가계동향조사를 위해 선정한 표본 열 명 중 네다섯 명은 자신이 얼마를 벌어 어디에 얼마나 쓰는지 공개하기를 거부했거나 성실하게 답변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가계동향조사 무응답률은 30% 안팎을 유지하다가 코로나19 시기인 2020년 35%로 뛰었다. 2021년 32.0%로 소폭 낮아졌지만 이후 큰 폭의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른 조사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개인 건강 상태, 복지 수준 등을 묻는 사회조사의 무응답률은 2022년 30.4%로 30%를 넘어선 뒤 지난해 31.6%로 높아졌다. 가계금융복지조사, 경제활동인구조사 등도 무응답률이 두 자릿수로 높아졌다. 이인실 전 통계청장은 “응답에 따른 보상을 늘리고 행정 통계를 연계해 보완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