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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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 해운사인 덴마크 머스크가 홍해 항로 운항 차질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홍해 노선을 둘러싼 미국 주도 다국적 연합군과 후티 반군 간 긴장이 지속되면서다.

머스크 북미 지역 사장인 찰스 반 데어 스틴은 14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안타깝게도 홍해에 조만간 어떤 변화도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우리는 고객들에게 2분기까지, 잠재적으로 3분기까지 운송 경로가 길어질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객들은 전체 운송 시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데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민첩하게 대응해 불확실성을 극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집트 수에즈 운하가 있는 홍해 항로는 전 세계 상품 교역량의 12%가 지나가는 통로다. 특히 석유와 천연가스 수출의 주요 동맥 역할을 하고 있다.

예맨 후티 반군은 작년 11월부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할 때까지 해상을 봉쇄하겠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공격해왔고, 해운사들은 희망봉 등 우회경로를 이용하고 있다. 홍해를 통과하지 않고 희망봉으로 우회하면 운송 시간은 7~10일이 더 소요된다.
북아시아에서 미국 유럽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운임 추이. 자료=S&P글로벌, cnbc
북아시아에서 미국 유럽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운임 추이. 자료=S&P글로벌, cnbc
머스크는 지난해부터 홍해 운항을 중단하고 재개하는 것을 반복하다 올해 1월 5일 홍해와 아덴만에서 항해를 모두 중단했다. 머스크 소속 머스크 항저우호가 지난달 31일 홍해 남쪽을 지나던 중 미사일 공격을 받는 등 피해가 커지면서다.

머스크는 운송 시간 지연을 상쇄하기 위해 선박 용량을 추가했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스틴 사장은 "무역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선박 용량을 약 6%가량 추가해 운영 비용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미국 기업들이 △홍해 경로 우회 △동부 해안 항만 노조 협상 △파나마 운하 가뭄 등 3가지 공급망 역풍에 직면해 있다면서 "화주들은 운송 시간과 비용 상승을 모두 줄일 수 있는 대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합군 함대는 홍해에서 발생하는 공격을 모두 막아내는데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오자 지난달 12일부터 예멘 내 후티의 군사시설 등을 공습하고 있다. 이후 실제 후티의 위협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많은 해운회사가 우회경로를 이용하고 있다. 영국의 해운 서비스 회사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일주일간 아라비아해와 홍해를 잇는 아덴만에 도착한 컨테이너 선박의 수는 작년 12월 상반기 평균 대비 92% 줄었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