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특화 챗GPT "코스닥시장 AI 종목 ○○ 추천"
"경쟁력 있는 배터리주를 고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이용자)

"해당 기업의 특허 보유 현황, 신제품 개발 능력, 기술 혁신 사례 등을 확인해보세요."(불리오 AI 애널리스트)

국내 투자자문사 두물머리가 만든 인공지능(AI) 프로그램 '불리오 AI 애널리스트'(사진)에게 질문한 뒤 받은 답변이다. 이 프로그램은 이밖에 "글로벌 전기차 제조업체와의 계약이나 협력 관계는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조언을 포함, 총 6가지에 달하는 배터리주 평가 방법을 소개했다.

불리오 AI 애널리스트는 두물머리가 챗GPT의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를 딥러닝시켜 만든 AI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코스닥시장의 AI 관련 종목 중 두각을 나타내는 건 어떤 게 있어?"라는 질문에는 "AI 기반의 자동 번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글로벌 번역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며 '플리토'를 소개하는 등 관련 종목을 5개 나열했다.

두물머리는 현재 불리오 AI 애널리스트를 기관을 대상으로만 서비스하고 있으며 유진투자증권이 이를 이용하고 있다. 증권사 직원이 불리오 AI 애널리스트에게 필요한 내용을 물어보면 이 프로그램이 그동안 딥러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답을 찾아 정리해 주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고 두물머리 측은 설명했다.

이상원 두물머리 이사는 "전 세계 상장 주식의 재무 데이터 등 종목 자료를 비롯해 각종 시장 데이터를 불리오 AI 애널리스트에게 두루 학습시키고 있다"며 "개별 기업의 실적을 시장 전체의 흐름 속에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등 전문가의 의견도 답변을 만드는 데 활용한다"고 했다.

불리오 AI 애널리스트가 증시 전체의 흐름에 대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다는 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상장 종목의 2024년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어떻게 변하고 있어?", "한국 증시에 대한 외국인 수급이 어떻게 변하고 있어?"와 같은 질문에는 답변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실시간 데이터는 개별 종목 단위에서만 접근할 수 있다. 예컨대 "에코프로비엠의 2024년 실적 전망이 어때?"라고 물어보면 실적 컨센서스 뿐만 아니라 목표주가, 애널리스트 투자 의견까지도 정리해서 알려준다. 증시 전체의 전망에 대한 답변은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어 서비스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김동욱 두물머리 파이낸스팀장은 "기관뿐만 아니라 개인을 대상으로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