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7일 방송된 KBS 특별대담에서 한국의 자체 핵무장을 지지하는 여론이 높아진 것과 관련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준수하는 게 국익에 부합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핵무기를 개발할 능력은 충분히 있지만, 한국이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무릅쓰고 무리하게 추진할 수 없다는 의미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담에서 북한의 핵 위협과 관련한 질문에 “(핵 억지력이) 국민들이 생각하시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취임 이후 미국과의 협의를 통해 업그레이드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해 한·미 워싱턴 선언이 나왔고, 핵협의그룹(NCG)을 만들어 핵무기 관련 전반적인 프로세스에 같이 의사 결정과 실행을 하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독자 핵무장 가능성과 관련해선 “현실적이지 못하다”며 부정적 뜻을 명확히 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가 핵을 개발하면 북한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경제 제재를 받고 우리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NPT를 철저하게 준수하는 게 국익에 더 부합된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를 동족이 아니라 ‘교전 중인 적대국’으로 규정한 것과 관련해선 “(북한의 진의를) 북한이 주장하는 것만 가지고 판단할 수 없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은) 재래식 무기를 개발하다가 이제 힘에 부치니 핵을 고도화해서 우리를 위협하는 것”이라며 “북한의 주장을 믿기보다 북한의 군사력, 경제 상황, 과학기술 역량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서 대처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을 이성적 집단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우리나라에 많이 있을까요”라고 되물었다.

대통령 재임 중 남북정상회담을 열 가능성과 관련해선 “‘톱다운’ 방식으로 해서는 곤란하다”며 적극적인 역할에 선을 그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 시절) 선거 때부터 보여주기식 외교나 정치 일정은 안 된다고 국민께 말씀드렸다”며 “정상회담은 ‘보텀업’ 방식으로 양국 실무자 간에 의제도 만들고, 결과도 준비하고 해야지 그냥 추진하면 결국 아무 결론과 소득 없이 보여주기 하는 것에서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