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는 오랫동안 모든 취업 준비생이 가고 싶어 하는 ‘꿈의 직장’ 1위였다. 연봉과 복지 모두 최고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톱 기업’에서 일한다는 자부심도 한몫했다.

이제 더는 아니다. 젊은 세대는 유연한 조직문화에 월급도 넉넉하게 주는 네이버 카카오 등 정보기술(IT) 기업이나 ‘제2의 일론 머스크’를 꿈꿀 수 있는 스타트업에 훨씬 더 끌린다고 말한다. 그만큼 삼성전자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삼성전자가 다시 ‘일하고 싶은’ 직장이 되기 위해선 내부 조직문화 재정비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과거엔 ‘1등이라는 자부심’과 ‘억대 연봉’이 열심히 일할 동기가 됐다면 요즘 세대의 핵심 가치는 ‘수평주의’와 ‘공정한 평가’다.

삼성전자의 최우선 경영 방침은 바로 인재 경영이다. ‘천재 1명이 직원 10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고 이건희 선대회장의 발언에 이 모든 게 담겨 있다. 시대가 달라진 만큼 ‘인재 제일’과 ‘신경영’ 철학을 이어받으면서 글로벌 감각에 맞춰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2년 부회장 시절 유연하면서 수평주의를 강조하는 ‘실리콘밸리식’ 인사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그러나 여전히 현장에선 상명하복식 분위기가 남아있다는 평가가 많다. 연공서열이 아니라 성과 위주의 투명한 평가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삼성전자가 내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열심히 일할 자긍심을 부여하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과제다. 소니 등 글로벌 경쟁사보다 기술력이 한참 뒤처지던 삼성전자가 1984년 64K D램 개발에 성공하며 업계를 놀라게 한 일화는 유명하다. 선대회장의 주도하에 도전과 집념으로 임직원들이 함께 이뤄낸 결과였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우위를 이어가려면 그 어느 때보다 임직원 스스로의 헌신과 노력도 필요하다”며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털어낸 만큼 임직원들과 수시로 자유롭게 소통하며 직접 독려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