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소설가] 英서 가장 재치있는 작가 줄리언 반스
“역사는 승자들의 거짓말이 아니다. 이제 나는 알고 있다. 역사는 살아남은 자, 대부분 승자도 아니고 패자도 아닌 이들의 회고에 더 가깝다는 것을.”

2011년 부커상을 받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에 나오는 구절이다. 소설을 쓴 줄리언 반스는 전후 영국이 낳은 가장 지성적이고 재치 있는 작가로 꼽힌다.

소설은 1960년대 고등학교에서 만난 네 소년의 이야기다. 그중 한 명이 갑자기 자살하고, 40년의 세월이 흐른다. 노인이 된 주인공은 자신이 친구에게 보낸, 자기도 기억하지 못한 한 통의 편지가 엄청난 파국을 불러왔음을 알게 된다. 평론가들은 소설을 “기억과 윤리를 소재로 한 심리 스릴러”라고 평했다.

반스는 1946년 1월 영국 레스터에서 태어났다.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뒤 사전 편찬자, 문학 편집자, TV 평론가로 일하다가 1980년 34세에 쓴 첫 장편 <메트로랜드>가 서머싯몸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단했다.

역사와 진실, 그리고 사랑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진지하고도 독특한 시각으로 재구성하는 작가다. 1980년 데뷔 후 지금까지 40년간 25권이 넘는 장편소설 및 에세이를 출간한 반스는 2년에 한 번씩 문학상을 받는 작가로도 알려졌다. 2022년 내놓은 소설 <엘리자베스 핀치>는 그의 가장 최근작으로 올해 국내 출간 예정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