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부산상의회장(가운데)이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차기 상의회장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부산상의 제공
장인화 부산상의회장(가운데)이 5일 기자회견을 통해 차기 상의회장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부산상의 제공
선거로 치달았던 차기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직 선출 방식이 '합의'로 일단락했다. 현역 장인화 부산상의회장이 연임 의사를 꺾으면서, 양재생 은산해운항공 회장이 차기 상의회장으로 유력하게 떠올랐다.

장 회장은 5일 "반목을 일으키는 선거보다 소중한 전통(합의 추대)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며 차기 상의회장 불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장 회장은 이날 부산상의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지역 상의회장 최초로 선거를 통해 상의회장직을 수행한 결과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상공인 간의 불협화음을 임기 내내 끌어안아야 했다"며 "인플레이션 등 대외 경제 여건이 열악한 가운데 중대재해처벌법과 인구감소 등 지역 경제인의 피로감이 누적된 상황에서 선거로 반목을 일으키지 않게 만드는 것도 현직 상의회장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판단했다"며 불출마 배경을 설명했다.

2021년 선거를 통해 상의에 입성한 장 회장은 지난달 상의회장단의 추대로 연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장 회장의 연임 의사가 공식화한 직후 양재생 은산해운항공 회장이 곧바로 도전장을 내밀면서 지난 24대 회장 선거 이후 오는 3월에도 선거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장 회장의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장에 배석한 지역 원로 기업인 신정택 세운철강 회장은 "지난 한 달 사이에 잇따른 출마 선언과 함께 선거 과열 양상이 벌어졌다"며 "장 회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기업인의 화합을 다지는 추대 방식을 지킬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어 "지난 3년 동안 아물지 않았던 갈등은 장 회장의 이번 결단으로 봉합의 명분을 만들게 된 셈"이라며 "지역 상공계를 이끌 120명의 상의 의원 선출도 투표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회장 등은 부산상의가 그동안 지켜왔던 합의 방식의 전통이 깨져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을 안고 있었다는 평가다. 경쟁을 통한 선거가 지역 발전을 이끌 더 나을 구상안을 제시한다는 장점도 있지만, 상의 의원 중심의 간접 선거제가 지역 상공계의 반목을 불러일으켜 회장 임기 내내 주요 사업의 발목을 붙잡았다는 평가다.

장 회장은 "선거 과정서 불거진 갈등을 봉합하는 게 아주 어렵다는 사실을 상의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깨달았다"며 "앞으로도 소중한 전통(합의 추대)이 이어져 경제인 간의 화합을 이루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민건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