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빅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사진)가 올 들어 한국 증시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비디오게임 소매점인 게임스톱 급등으로 13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지만, 한국에서 보유한 종목은 올해 주가가 부진하기 때문이다.올 들어 버리가 운용하는 헤지펀드인 사이언에셋은 이지웰 주식 20억원어치를 팔았다. 이지웰은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복지몰 위탁운영업체다. 지난해 7.31%까지 늘렸던 보유 지분도 6.47%로 줄어들었다. 평균 처분 단가는 1만473원. 지난해 12월 매수 단가인 1만591원보다 싸게 팔았다. 이지웰은 27일 사이언에셋의 매도 평균 단가보다 9.80% 상승한 1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대신 오텍 지분은 확대했다. 오텍은 구급차, 물류차, 장애인차 등 특수장비차량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최근에는 이동형 음압 병동도 수출하기 시작했다. 사이언에셋은 지난해 12월 오텍 주식을 56억원어치 사들여 보유 지분을 8.45%까지 늘렸다. 당시 매수 평단가는 1만5905원이었으나 현재 1만4000원으로 11.97% 낮다. 가장 최근 매수한 16만 주는 한 달 새 가치가 7억원 정도 하락한 것이다.버리 대표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측하고 공매도를 걸어 큰 수익을 냈다. 그의 이야기가 영화 ‘빅쇼트’로 제작되기도 했다. 버리가 운용하는 사이언에셋은 2018년부터 한국 종목에도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해 3월 하락장에서는 한국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이지웰과 오텍에 더해 비츠로셀, 조선선재 4개 종목의 지분율이 5%를 넘는다.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 마이클 버리가 올 들어 한국 증시에서는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는 비디오게임 소매점인 게임스탑 급등으로 1300억원에 달하는 수익을 올렸지만, 한국에서 보유한 종목은 올해 주가가 부진하기 때문이다.올해 들어 버리가 운용하는 헤지펀드인 사이언에셋은 이지웰 주식 20억원어치를 팔았다. 이지웰은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복지몰 위탁운영업체다. 지난해 7.31%까지 늘렸던 보유지분도 6.47%로 줄어들었다. 평균 처분 단가는 1만473원. 지난해 12월 매수한 단가인 1만591원보다 싸게 팔았다. 이지웰은 27일 사이언에셋의 매도 평단가보다9.80% 상승한 1만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오텍 지분은 늘렸다. 오텍은 구급차, 물류차, 장애인차 등 특수장비차량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최근에는 이동형 음압 병동도 수출하기 시작했다. 사이언 에셋은 지난해 12월에 오텍 주식을 56억원어치 사들여 보유 지분을 8.45%까지 늘렸다. 당시 매수 평단가는 1만5905원이었으나 현재 1만4000원으로 11.97% 하락했다. 가장 최근 매수한 16만주는 한달 새 가치가 7억원 정도 하락한 것이다.버리 대표는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예측하고 공매도를 걸어 큰 수익을 냈다. 그의 이야기가 영화 '빅쇼트'로 제작되기도 했다. 버리가 운용하는 사이언에셋은 2018년부터 한국 종목에도 투자를 시작했다. 지난해 3월 하락장에서는 한국 주식을 공격적으로 매수하기도 했다. 국내 증시에서는 이지웰과 오텍에 더해 비츠로셀, 조선선재 4개 종목의 지분율이 5%를 넘는다. 이 종목들의 지분 가치는 현재 623억원 수준이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빅쇼트’는 2008년 미국 부동산 시장의 붕괴를 예측해 엄청난 부를 거머쥔 투자자를 다룬 영화다. 최근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이 영화가 다시 한번 투자자들의 입에 올랐다. 2차 증시 폭락 우려 때문이 아니다. 영화 속 주인공이자 실존 인물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올려 화제가 됐다.3월 폭락장에 중소형주 ‘줍줍’주인공은 마이클 버리 대표. 그는 2013년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라는 헤지펀드 운용사를 설립해 자금을 운용하고 있다. 등록된 운용 인력은 버리 대표 한 명뿐이다. 한국과 미국 금융당국에 공시한 내용을 보면 사이언에셋매니지먼트는 작년 말 기준으로 총 3억7290만달러(약 4537억원)를 운용 중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4개 종목(조선선재 이지웰 비츠로셀 오텍)의 지분율이 5%를 넘는다.버리 대표는 지난 3월 폭락장에서 공격적으로 한국 주식을 사들였다. 보유한 공시대상 한국 주식의 평가 금액은 600억원대로 크지 않다. 하지만 이 종목들이 4월 이후 반등장에서 급등하며 89% 수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조선선재는 3일 29.70% 급등한 13만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일에 이어 이틀 연속 상한가를 쳤다. 1일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 등 조선 3사가 23조원 규모의 LNG선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용접봉 제조사인 조선선재로 투자가 몰렸다. 사이언에셋은 지난 3월 급락장에서 조선선재 2313주를 추가 매수하는 등 총 6만4617주(지분율 5.14%)를 보유하고 있다. 주가가 급등한 덕에 평가 금액은 85억원으로 늘었다.복지몰 위탁운영업체인 이지웰도 버리 대표의 투자 성공 사례에 포함됐다. 사이언에셋은 작년 7월부터 이지웰 지분을 매집하고 있다. 지난 3월에 주가가 저점을 찍자 매수를 늘렸다. 약 1년 동안 그가 매수한 지분의 평균 매입단가는 주당 7483원. 현재 수익률은 89.76%다.리튬전지 제조업체 비츠로셀은 3일 상장 이후 최고가를 경신했다. 비츠로셀은 버리 대표가 지난 3월부터 본격적으로 매수하기 시작한 종목이다. 사이언에셋은 3월 5% 지분 공시를 낸 이후에도 계속 주식을 사 비츠로셀 지분 5.32%를 확보했다. 공시 이후 매입단가 대비 수익률은 38.02%, 총 평가금액은 218억원이다.그 밖에도 사이언에셋은 코스닥시장 상장 차량부품업체인 오텍 지분 9.75%를 보유해 2대주주에 올라섰다. 오텍에 대해서는 경영참여 의사도 밝혔다.한국 중소형 가치주 주목버리 대표가 국내에서 투자한 종목의 공통점은 모두 시가총액 2000억원 이하의 중소형주라는 것이다. 조선선재를 제외하고는 모두 코스닥 상장사다. 이런 투자 패턴은 인덱스펀드에 대한 강한 불신에서 출발한다.그는 지난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덱스펀드로 자금이 밀려들면서 주요 지수를 구성하는 대형주의 주가가 급등하는 ‘버블’이 형성되고 있다”며 “중소형 가치주는 비교적 인덱스펀드의 수급에서 자유로워 이런 위험이 낮다”고 설명했다. 버리 대표는 “펀더멘털이 아니라 수급이 자산 가격을 결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인덱스펀드 버블은 2008년 금융위기를 불러온 부동산 버블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전 세계 중소형주 가운데서도 한국의 중소형주는 특히 저평가돼 있다고 보고 있다. 버리 대표는 작년 9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오텍과 이지웰에 투자한 사실을 알리며 한국 중소형주를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당시 그는 인터뷰를 통해 한국의 과학기술과 높은 교육 수준을 칭찬하면서 “한국 기업들은 엄청난 잠재력을 갖췄음에도 늘 주식이 저평가돼 있다”며 “이는 최대주주와 소액주주들을 차별하는 경영진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버리 대표는 CJ그룹 지주사인 CJ에 대해선 “투자하고 있지는 않지만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