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집행위원장, '트랙터 시위'에 "농가 행정부담 완화책 마련"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1일(현지시간) 유럽 각지로 번지고 있는 농민들의 '트랙터 시위'와 관련, "농가의 행정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특별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EU 상반기 순환의장국인 벨기에 정부와 함께 대책을 마련해 차기 EU 농업이사회에서 발의하겠다고 설명했다.

EU 홈페이지에 따르면 차기 농업이사회는 오는 26일로 예정돼 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우리는 당연히 무역협정 체결 시 우리 농민들의 정당한 이익을 보호해야 하며, 특히 (규제의) 표준 측면에서 공정한 경쟁의 장을 보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협상 중인 EU-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프랑스 등 일부 회원국이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점을 의식한 발언이다.

농민들은 FTA 체결 시 느슨한 규제와 낮은 가격으로 무장한 남미산 농산물 유입으로 EU 농가가 피해를 볼 것이라고 주장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지난주부터 EU 농업 부문 대표들과 '전략 대화'를 시작했다고 강조하면서 농민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고 여러 차례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농업계와 함께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아이디어, 비전, 로드맵을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벨기에, 독일, 폴란드 등 EU 각국에서는 최근 트랙터를 끌고 도로를 막는 농민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정상회의가 열린 벨기에 브뤼셀 도심에는 이날 하루에만 트랙터 1천여대가 몰리며 도로 교통이 사실상 마비됐다.

집행위는 전날에도 농민들의 휴경 의무 규정을 올 한 해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우크라이나산 상품에 대한 '세이프가드' 도입을 결정하는 등 성난 농심을 달래기 위한 긴급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