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의 2월

외국인들의 폭풍 매수에 코스피가 2,610선을 회복했습니다. 지난달 3일 이후 한 달 만입니다. 새해 들어 부진을 면치 못했던 우리 증시가 본격 반등에 나설지 관심이 커집니다.

외국인들은 오늘 유가증권시장에만 1조 9천억 원 가까운 금액을 쏟았습니다. 어제에 이어서 이틀 연속 1조 원 넘게 순매수한 건데요. 지난달 11일 이보다 큰 매수세가 있었지만 당일 삼성그룹 세 모녀의 블록딜 물량이 있었죠. 사실상 오늘이 하루 기준 최대 순매수 기록인 셈입니다.

운수장비, 금융, 전기전자가 금액 기준 순매수 상위 업종에 올랐습니다. 종목으로는 현대차 5,500억, 기아 2,700억, 삼성전자와 KB금융을 각각 1,400억, 1,200억 원어치 담은 걸로 파악됩니다. 기아는 12% 넘게 오르며 코스피200 중 가장 높이 뛰었고요, 현대차 역시 9% 넘게 오르며 최고가를 다시 썼습니다. SK그룹의 투자 지주회사인 SK스퀘어역시 11% 급등하며 거래를 마쳤습니다.

●44일 사다

이처럼 자동차와 금융사, 지주회사들의 강세는 오늘도 계속됐는데요. 코스피 신고가 15개 종목 가운데 11개가 이들 업종입니다. 틈바구니에 통신사 KT가 끼어있는데요.

4.5% 상승률로 이틀 연속 신고가 행진 중입니다. 주포는 외국인 투자자들인데,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오늘까지 무려 44거래일 연속 매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체 금액은 2,600억 원이 넘는데요. 이 기간 주가는 16%가량 올랐습니다.

증권사 13곳이 내놓은 KT 평균 목표주가는 4만 2천 원대입니다. 이 중 12곳이 '매수' 의견인데, 신중론도 없지는 않습니다. "(KT를) 해외 통신사와 PBR을 비교해 보면 극단적인 저평가 상태지만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라며 "국내 통신 3사의 ROE가 크게 낮은 수준이며 KT의 경우 특히 낮다"는 지적인 거죠.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투자자들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알 수 없고,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외국인이 산다고 해서 주가가 오른다는 보장이 없다는 분석입니다.

●첨생법에 기사회생



계속된 매도로 코스닥을 꺾어놓았던 기관투자가가 드디어 돌아섰습니다. 9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전환한 건데요. 반도체, 금융, 제약 업종을 중심으로 전체 1,000억 원 가깝게 사들였습니다.

가장 많이 매수한 건 에코프로로 300억 원어치가 넘습니다. 이어서 HLB, 알테오젠 등이 뒤를 이었는데요. 코스닥150을 상승률로 세워보면 엔케이맥스, 카나리아바이오, HLB생명과학 등 제약 업종들의 강세가 돋보였습니다. 얼마 전 최대주주의 반대매매로 홍역을 치른 엔케이맥스는 상한가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반등의 기회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첨생법이 가져다 줬습니다. 2020년 8월 시행된 첨생법은 첨단의료 임상 연구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지적이 잦았는데요. 법안 통과로 안전성만 확보되면 관련 실험이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입니다. 대표이사가 경영권 안정화를 다짐한 만큼 새로운 사업 기회를 활용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 관심이 커집니다.


박승완기자 pswan@wowtv.co.kr
증시는 벌써 봄…외국인 1.9조 태웠다 [마켓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