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냉동김밥 美 완판 낭보에…"한국서도 팔자" 제조사 설득
작년 8월 미국에서 때아닌 ‘K김밥 열풍’이 불었다. 국내 냉동김밥 업체 ‘올곧’이 트레이더조에 수출한 유부우엉김밥이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미국 유명 SNS 인플루언서 사이에선 ‘냉동김밥 먹기 챌린지’가 유행했고, 트레이더조에 납품된 물량 250t은 한 달도 안 돼 동났다. 미국발 돌풍에 한국에서도 냉동김밥이 주목받았다.

이마트가 발빠르게 움직였다. 작년 말 올곧의 유부우엉김밥을 업계 단독으로 출시해 닷새 만에 5만 개를 팔았다. 올 1월엔 미국에 출시되지 않은 식물성 참치김밥·제육볶음김밥을 사전 확보해 1주일 만에 14만 개를 완판했다.

냉동김밥을 이마트에 들여온 사람은 손동찬 이마트 냉동식품 바이어(37·사진)다. 김 바이어는 “미국에서 ‘K김밥 품절대란’ 소식을 듣자마자 지체 없이 전화기를 들어 올곧과 긴급 미팅을 잡았다”고 했다.

미국에서도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라 물량을 따내기가 쉽지 않았다. 손 바이어는 “올곧에 가 보니 기존 수출 물량으로 생산 스케줄이 꽉 차 있었다”며 “두 달여간 수차례 미팅을 진행하며 ‘파우치형 볶음밥·주먹밥 위주의 국내 냉동밥 시장을 냉동김밥으로 함께 키워보자’고 설득했다”고 했다. 시장 잠재력을 확대해 보자는 얘기에 공감한 올곧이 이마트에 물량을 내준 배경이다. 손 바이어는 지난해 해외에만 판매되던 ‘비비고 치킨 고수 만두’를 이마트에 들여와 호평받기도 했다.

트렌드에 민감한 바이어는 냉동김밥 인기를 이을 다음 ‘K푸드 대표주자’로 무엇을 꼽을까. 그는 ‘K스트리트 푸드’라고 강조했다. 손 바이어는 “먹방 콘셉트 프로그램에서 김밥, 핫도그, 라면이 자주 등장하면서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앞으로는 김말이튀김, 붕어빵 등 스트리트 푸드 전체로 인기가 확대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앞으로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해외 인기 음식도 적극적으로 찾아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