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진압 돕던 옆 공장 관계자들에게 '물 살포' 조언 후 화염 속으로
"계속 물을 뿌려라"…순직 추정 소방관들 끝까지 임무 다했다
"소방관 네 분이 이쪽으로 오시길래 길을 안내해 드렸습니다.

"
1일 경북 문경시 신기산업단지의 한 두부 공장에서 만난 박현성 씨는 "이쪽도 불이 심해서 소방관들 4명께 어떻게 해야 하냐고 물어보니 '계속 물을 뿌려라'라고 하더라"며 "그분들 손에 다 도구를 쥐고 있어서 구조팀이라고 생각해 '고맙다'고 인사했었다"고 전했다.

이 두부 공장은 화재가 난 육가공 제조업체 바로 옆에서 운영 중이다.

두부 공장 박 씨 부자(父子)는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마련해뒀던 두부 공장 내 자체 고압호스로 옆 공장에서 난 불을 진화 중이었다.

건물 외부에 LP 가스통과 액화가스 저장고가 있었기에 화재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두부 공장 박 씨 부자는 계속 고압호스를 이용해 분사하며 가스통을 보호했다고 했다.

"계속 물을 뿌려라"…순직 추정 소방관들 끝까지 임무 다했다
사장 박기찬(67) 씨는 "빈소가 마련되면 가야 한다"며 "애도의 마음을 표할 거다"라고 덧붙였다.

두부 공장 측에서 공개한 폐쇄회로(CC)TV 영상은 불이 난 육가공 제조업체 외부를 촬영한 모습이다.

영상 속 소방대원들은 어깨에 산소통을 메고 손에는 쇠 지렛대로 보이는 장비를 든 상태였다.

시간과 정황상 이들 중 2명이 순직한 구급대원으로 추정만 될 뿐 공식적으로 신원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건물 밖에는 소방차가 출동하거나 경찰관들이 현장 상황을 통제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계속 물을 뿌려라"…순직 추정 소방관들 끝까지 임무 다했다
이들이 건물 내부로 자취를 감추자 곧이어 화염과 불꽃이 공장 건물 안에서 외부 바닥으로 여기저기서 떨어졌다.

순직한 구조대원들은 육가공 제조업체 공장 내부에 인명이 있을 수도 있다는 판단 아래 공장 내부로 진입을 결정했다.

배종혁 경북 문경소방서장은 "최초 도착 시 건물 내부에 인원(사람)이 있는지에 대해 계속 번복이 있었다"라며 "다 탈출했다고 했는데 육가공 제조업체 관계자 1명이 나왔고, 안에 5명이 다시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우리 대원들이 직접 올라가서 인명 검색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계속 물을 뿌려라"…순직 추정 소방관들 끝까지 임무 다했다
전날 오후 7시 47분께 문경시 신기산업단지 육가공 제조업체 공장에서 난 불로 문경소방서 119 구조구급센터 소속 김수광(27) 소방교와 박수훈(35) 소방사가 순직했다.

출동 지령을 받고 8분 만에 현장에 도착한 이들은 건물 안에 공장 관계자들이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건물 내부로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내부 진입 당시까지만 해도 인명 검색 상황이 나쁘지는 않았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3층에 있던 튀김기에서 발화한 것으로 잠정 추정됐다.

"계속 물을 뿌려라"…순직 추정 소방관들 끝까지 임무 다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