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의혹' UNRWA 기부 중단에 재개 호소
유엔 구호기구 수장들 "가자지구 지원 중단 땐 재앙"
하마스 연계 의혹에 휩싸인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대한 주요국의 지원 중단 발표가 잇따르자 유엔 내 구호 기구 수장들이 재앙을 막아야 한다며 지원 재개를 호소했다.

폴커 투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비롯해 국제 구호 분야 유엔 기구의 수장들은 31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통해 "UNRWA의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은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시스템 붕괴로 이어지면서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에는 투르크 최고대표와 마틴 그리피스 유엔 인도주의·긴급구호 사무차장,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아킴 슈타이너 유엔개발계획(UNDP) 사무총장, 신디 매케인 세계식량계획(WFP) 사무총장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UNRWA 일부 직원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공격에 연루된 혐의를 두고 비난이 쏟아지는 상황은 "끔찍하다"면서도 "하지만 절박한 사람들에게 봉사하는 유엔의 사명을 수행하는 데 방해가 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UNRWA 직원들의 하마스 연계 의혹은 지난 26일 필립 라자리니 UNRWA 집행위원장의 성명을 통해 공개적으로 드러났다.

라자리니 위원장은 하마스의 작년 10월 7일 이스라엘 기습 과정에서 UNRWA 직원 12명이 연루됐다는 의혹 정보를 이스라엘에서 받아 자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하마스가 당시 민간인 약 1천200명을 살해하고 약 250명을 인질로 붙잡아 갔을 때 UNRWA 직원들이 하마스에 조력했다는 게 의혹의 내용이다.

UNRWA 직원들이 당시 여성 납치에 가담하거나 집단농장 학살 사건과 무기 운반 등에 관여한 증거가 드러나는 등 죄질이 무겁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유엔 구호기관의 정치적 중립성에 타격을 주는 사건이 터지자 미국을 비롯해 호주와 영국, 프랑스, 독일, 일본 등 주요국이 UNRWA에 대한 지원 중단 방침을 발표했다.

유럽연합(EU)도 독립적인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긴급 감사를 벌일 것을 유엔에 촉구하면서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UNRWA를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