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사옥 전경. 사진=한경DB
아모레퍼시픽 사옥 전경. 사진=한경DB
K뷰티를 이끄는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해외 매출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 수요가 줄면서 이들 회사는 북미·일본 등으로 해외 시장 다변화에 힘쏟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조213억원, 영업이익 1520억원을 거뒀다. 전년(2022년) 대비 매출은 10.5%, 영업익은 44.1% 감소했다. 중국 사업뿐 아니라 면세점을 포함한 국내 사업 실적도 감소했다.

LG생건 역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6조8048억원)은 전년 대비 5.3% 줄어든 데 비해 영업익(4870억원)이 31.5%나 줄었다. 본업인 화장품 사업 영업익이 62.6%나 감소한 영향이 컸다.

국내 화장품 부문을 대표하는 두 업체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이후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수요 감소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장기 봉쇄로 인한 현지 소비 위축이 악재로 작용했다. 자국산 제품을 일방 옹호하는 중국 젊은 층의 ‘애국주의 소비’도 더해졌다.

중국 시장에서 한국 고가 화장품은 랑콤, 에스티로더 등 유럽과 미국 브랜드가 대체했다. 중저가 화장품에선 프로야 등 중국 로컬 브랜드가 치고 올라왔다. 광군제 등 중국의 대규모 쇼핑행사 때마다 상위권을 휩쓸던 한국 화장품 브랜드들이 이젠 1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실정이다.
LG생활건강 사옥 전경. 사진=LG생활건강 제공
LG생활건강 사옥 전경. 사진=LG생활건강 제공
두 회사는 중국 매출 감소분을 상쇄하기 위해 북미·유럽·일본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아모레퍼시픽은 미국 시장에서 설화수, 이니스프리 등 뷰티 브랜드를 현지 멀티브랜드숍(MBS) 채널에 입점시키거나 아마존 등에서 판매하며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일본 뷰티 플랫폼에 입점해 현지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일본에서 약 30%, 미주에서 약 58% 매출이 증가했다.

LG생건도 해외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앞서 더 에이본, 더 크렘샵 등 미국 화장품 관련 브랜드를 인수합병(M&A)한 LG생건은 지난해 말 425억원에 인수한 화장품업체 비바웨이브를 앞세워 미국 현지 색조 화장품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비바웨이브 색조 브랜드인 힌스가 미국 아마존을 시작으로 본격 미국 진출에 나선다. 힌스는 도쿄 신주쿠 지역에 직영점을 운영하는 등 일본에서는 이미 온·오프라인 사업을 펼치는 중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