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소매판매지수가 한 달 만에 역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제조업 생산은 반도체 불황 여파로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후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12월 소매판매액이 전월 대비 뒷걸음질친 것은 2017년 12월(-2.1%) 후 6년 만이다.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열린 11월에 소비가 몰렸던 기저효과에 고물가와 고금리로 소비가 위축된 영향으로 분석됐다.

작년 12월 전체 산업생산은 반도체 수출 회복에 힘입어 전월 대비 0.3% 증가했다. 같은 달 반도체 재고도 전월 대비 20.9% 줄며 2001년 12월(-21.2%) 후 22년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반도체를 포함한 제조업 생산이 개선되는 흐름을 나타냈다.

다만 작년 상반기 반도체 실적이 부진한 영향으로 지난해 제조업 생산 감소폭은 3.9%로 1998년(-6.5%) 후 25년 만에 가장 컸다. 반도체 생산은 5.3% 줄며 2001년(-15.3%) 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지난해 소매판매는 승용차 등 내구재(0.2%) 판매는 늘었지만 비내구재(-1.8%), 준내구재(-2.6%)가 줄어 전년보다 1.4% 감소했다. 2003년(-3.2%) 이후 최대 폭 감소다.

지난해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5.5% 감소했다. 2019년(-5.6%) 이후 4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다만 작년 12월만 떼어보면 설비투자는 반도체 장비 등 기계류 투자 증가로 5.5% 늘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민간 소비가 완만한 부진 흐름을 이어가는 등 부문별로 온도 차이가 있다”며 “제조업과 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세가 전 분야로 확산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