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준일 뉴스톱 대표(왼쪽),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사진=김 대표 페이스북, 뉴스1
김준일 뉴스톱 대표(왼쪽),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사진=김 대표 페이스북, 뉴스1
정치평론가로 활동하는 김준일 뉴스톱 대표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한 언론 대응 사례를 비판하면서 욕설로 통용되는 표현을 사용해 논란이다. 김 대표는 한 위원장 개인이 아닌 한 위원장 측의 대응을 비판했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은 김 대표의 모든 방송 하차를 요구했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대표는 전날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한 위원장 측의 언론 대응을 두고 '좀 XX 같다'고 발언했다. 그가 비난한 언론 대응은 한 위원장 측이 "사직에서 야구를 봤다"는 한 위원장의 발언을 놓고 '사직구장에서 야구를 봤다'고 해석한 언론들을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 것을 말한다.

한 위원장은 지난 10일 부산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지난 민주당 정권에서 할 일을 제대로 했다는 이유로 네 번 좌천당하고 압수수색도 두 번 당했는데, 그 처음이 바로 이곳 부산이었다"며 "그때 저녁마다 송정 바닷길을 산책했고 사직에서 롯데 야구를 봤다"고 했다. 하지만 야권을 중심으로 한 위원장이 부산으로 좌천된 시기는 2020년 1월부터 6월까지인데, 한국프로야구는 2020년 5월부터 10월까지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12일 논평을 내고 "무관중인데 어떻게 직관을 했다는 말이냐"면서 한 위원장의 발언이 거짓말이라는 취지의 비판을 제기했다. 이후 일부 언론은 민주당의 이런 논평을 인용하면서 함께 비판했다. 이 중에선 '사직에서 야구를 봤다'는 한 위원장의 발언을 '사직구장에서 야구를 봤다'고 해석해 옮긴 언론도 있었는데, 한 위원장 측은 언론중재위에 해당 언론들을 제소했다. "한 위원장의 실제 발언은 사직에서 롯데야구를 봤다는 것으로 사직구장에서 야구를 봤다고 발언한 바 없어 이를 바로잡고자 한다"는 게 한 위원장 측이 중재를 신청한 이유다.

김 대표는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한 위원장 개인을 겨냥한 발언이 아니라 한 위원장 측의 대응 방식을 비판한 것이다. 또 우발적인 발언도 아니라, 정확하게 사용한 표현이다.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며 "XX이라는 표현이 불편하다는 분들이 있어서 오늘은 다른 유튜브에서 '모지리'(머저리의 방언)라는 표현을 썼다. XX이 장애인 비하 표현이라는 지적에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김 대표를 규탄하며 그가 패널로 출연 중인 모든 방송에서 하차할 것을 촉구했다.

정광재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국민의힘에 대한 저주와 막말, 장애인에 대한 비하. 김 대표는 즉각 사과하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잘못된 보도에 대해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고, 잘못을 바로잡는 건 공당의 의무다. 이를 두고, 개인 의견이라지만, 'XX 같다'는 막말을 쏟아낸 건 언론인으로서도, 방송 출연 패널로서도 매우 잘못된 행동"이라며 "함께 방송했던 진행자들조차 '아무리 유튜브라도 너무 센 것 아니냐'고 만류하기도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는 그동안 지상파를 비롯해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정파적 이익을 대표하는 행태를 보여 왔다. 정파성을 넘어 우리 사회를 막말과 극단으로 몰아넣는 발언은 없어야 한다"며 "방송사들도 패널 선정에 더욱 신중을 기하고, 자정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