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책으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하자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미만인 유가증권시장 대형주에 대한 관심이 뜨거워졌다. 특히 기관들이 코스닥시장 성장주에서 자금을 빼서 유가증권시장의 저PBR을 대거 매집하고 있다.

코스피 저PBR株 사는 기관…코스닥 성장주는 팔아치웠다
3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부국증권, 대신증권, 신영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증권주들이 일제히 52주 신고가를 찍었다. 저PBR 종목에 대한 기대가 작용했다. 이들 종목의 PBR은 모두 0.5배 미만이다. 기아도 관련 이슈가 부각되면서 장중 한때 현대자동차 시가총액을 추월하기도 했다.

기관들이 유가증권시장에서 대표적인 저PBR주로 꼽히는 금융주, 지주사 등을 사들이며 유가증권시장 쏠림이 더 심해졌다. 이날 기관투자가가 유가증권시장에서 1915억원어치를 사고 코스닥시장에선 1316억원어치를 팔았다.

증권업계에서는 저PBR주가 최근 증시에서 가장 큰 테마로 부상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수정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다음달 금융위원회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발표할 예정인 데다 주요 기업 결산 배당기준일도 있어서 당분간 이런 분위기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저PBR주 중 현금자산이 풍부한 기업을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PBR이 1배 미만이고 시가총액 8조원 이상인 기업 중 현금성 자산, 부채 상황 등을 고려하면 하나금융지주, 현대차, LG 등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금융위는 지난 29일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PBR 지표가 낮은 기업들을 선정해 기업지배구조 보고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 등을 기재하도록 하는 게 골자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