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을 복용한 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 행인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신모씨(가운데)가 지난 8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약물을 복용한 채 운전하다가 사고를 내 행인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 신모씨(가운데)가 지난 8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향정신성 의약품에 취해 차를 몰다가 행인을 치어 사망케 한 이른바 '압구정 롤스로이스' 운전자에게 징역 20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는 24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신모(28)씨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약물의 영향이 있으니 운전하지 말라는 의사의 지시를 무시했다가 사고를 내고 체포 과정에서 피해자를 보고 웃는 등 비정상적 행위를 했다"며 "범행 직후에는 증거인멸에 급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석 달 이상 의식불명으로 버티다 사망했고 유족들은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죄책이 무거워 중형 선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앞서 신씨는 지난해 8월 2일 압구정역 근처에서 롤스로이스를 몰고 인도로 돌진해 20대 여성을 치어 뇌사상태에 빠뜨린 뒤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는 머리·배를 다치는 등 전치 24주의 중상을 입고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신씨는 범행 당일 시술을 빙자해 인근 성형외과에서 미다졸람, 디아제팜 등 향정신성 의약품을 두 차례 투약하고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과거 두 차례 마약 사용 전력도 있다.

신씨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케타민을 포함해 모두 7종의 향정신성 의약품 성분이 검출됐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