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증시 부양을 위해 428조원 규모 긴급자금을 투입한다. 사상 최대 규모의 증시 안정화 대책이다. 이 소식에 올 들어 하락세가 이어지던 중국 주요 증시가 일제히 상승세로 전환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당국자들이 2조위안(약 372조원) 규모의 ‘증시안정화기금’을 조성해 중국 증시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금 재원은 중국 국유기업의 해외 계좌를 통해 조달할 방침이다. 이와 동시에 중국증권금융공사와 중국후이진투자공사가 ‘국가대표 펀드’를 조성해 주식 매입에 나설 방침이다. 국가대표 펀드 규모는 3000억위안(약 55조820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소식통은 “최고 지도부의 승인을 받으면 이르면 이번주 증안기금 투입을 포함한 증시 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리창 중국 총리가 전날 열린 국무원 상무회의에서 주식시장 안정과 투자자 신뢰 회복을 강조하면서 ‘강력한 조치’를 촉구한 데 따른 대응책이다. 중국 대표 주가지수인 CSI300지수가 최근 5년 사이 최저치로 떨어졌고, 홍콩 항셍지수도 19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올 들어 중국 증시에서 투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에 대해 “장기간의 부동산 침체 및 주가 급락으로 큰 타격을 본 개인 투자자들을 진정시키려는 의도”라고 진단했다.

중국당국이 증시 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뒤 이날 홍콩 항셍지수는 2.63% 상승하며 작년 11월 15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장 초반 1%대 하락세를 보인 CSI300지수도 상승 반전했다.

베이징=이지훈 특파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