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축구 미래 페어, 미국 에인절 시티FC 최연소 입단

대학 대신 프로 직행 택해…한국어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인사

한국 여자축구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꼽히는 케이시 유진 페어가 미국여자프로축구(NWSL) 에인절 시티FC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첫발을 내디뎠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연고로 둔 에인절 시티는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페어가 입단했다고 밝혔다.

에인절 시티에 따르면 구단사상 역대 최연소 선수다.

2007년생 페어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미국 PDA 아카데미에서 기량을 갈고닦은 페어는 대학에 입학하지 않고 곧장 프로 무대로 뛰어드는 길을 택했다.

페어는 구단과 인터뷰에서 지난해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출전이 대학에 가겠다는 기존 계획을 완전히 바꿔놨다고 밝혔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일원으로 월드컵에 나선 페어는 콜롬비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후반 33분 교체로 출전해 대회 사상 남녀를 통틀어 최연소(16세 26일) 출전 기록을 세웠다.

독일과 조별리그 3차전에는 선발로 출격해 세계적인 수비수들의 견제를 이겨내고 전방을 활발히 누비기도 했다.

178㎝ 큰 키의 페어는 몸싸움 능력과 주력이 뛰어나 주로 공격수로 뛴다.

페어는 지난 2일 열린 대한축구협회 시상식에서 올해의 여자 영플레이어로 선정되는 영예도 누렸다.

페어는 "월드컵을 경험한 후 그 정도 수준의 무대에서 계속 경쟁하고픈 마음이 생겼다.

계속 발전하고 싶다"며 "거기서 독일 대표팀과 맞붙은 후 여기로 돌아와 내 나이대 선수들과 경기하려니 기분이 좀 이상했다"고 밝혔다.

월드컵 직후인 지난해 9월 뉴저지를 떠나 LA로 온 페어는 에인절 시티와 훈련하며 입단을 준비해왔다고 구단은 전했다.

베키 트위드 감독은 "밖에서 (훈련하는 모습을) 봤다면 페어가 16살이라고 절대 말하지 못할 것"이라며 "합류한 직후부터 팀과 잘 어울렸다.

경기 중에는 스스로 도전하며 발전을 도모한다"고 말했다.

LA의 환경이 마음에 든다는 페어는 한인타운에 처음 방문해봤다며 "난 한인 가정에서 태어났다.

(한인 타운이) 이렇게 가까이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입단 소식을 알린 페어는 한국어로 "열심히 하겠습니다.

BMO 스타디움(에인절 시티의 홈 경기장)에서 봐요.

감사합니다"라고도 쓴 게시물도 공유했다.

NWSL는 잉글랜드의 슈퍼리그(WSL)와 함께 전 세계에서 가장 수준 높은 여자축구리그로 평가받는다.

더불어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리그로도 꼽힌다.

현재 14개 팀이 참가한다.

2022시즌부터 리그에 참여한 에인절 시티는 첫 시즌은 정규리그를 8위(8승 9무 5패), 2023시즌은 5위(8승 7무 7패)로 마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