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어빠진 한국 드라마 본 죄"…北 소년들 '12년 노동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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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C는 이날 2022년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공개재판 영상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영상에는 야외 운동장에서 수갑을 찬 16세 소년 2명이 학생 수백명 앞에 서 있는 모습이 담겼다. 제복을 입은 경찰관들은 "잘못을 깊이 반성하지 않는다"며 소년들을 야단치기도 한다. 이 재판에서 소년 2명은 '12년 노동형'을 선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선전을 위해 삽입된 내레이션은 "지금 썩어 빠진 괴뢰문화는 학생소년들에게까지 전파되어 자라나는 새세대들을 반동사상문화의 희생물들로 만들고 있다"며 "이들은 이제 겨우 16살밖에 안 되는 미성년이라 인생의 초엽에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외래문화에 유혹돼 분별없이 돌아치다가 끝내 자기 앞길을 망치고 말았다"고 말한다. 이 영상은 탈북민들과 함께 일하는 한국의 SAND 연구소에서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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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는 한국 문화가 북한에 본격적으로 대거 유입되기 시작한 건 2000년대 초 한국 정부의 대북 햇볕정책 이후라고 설명했다. 북한 주민 10명 중 9명 이상이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시청한 적이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지난해 11월 30일 북한 인권단체 국민통일방송과 데일리NK가 북한 주민 50명을 전화로 인터뷰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50명 중 49명이 '어떤 종류의 외국 영상을 보느냐'는 물음에 '한국 드라마·영화'라고 답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