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가격 3년래 최저수준…리튬생산업체 저가매수 나선 호주 최대 연기금 [원자재 포커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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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최대 연기금이 이달 들어 호주 리튬 생산업체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리튬 가격이 3년 만에 최저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향후 공급 악화에 따른 가격 상승을 염두에 두고 저가매수에 나선 것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199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호주슈퍼는 향후 10년간 전기차의 글로벌 수요 변화를 고려해 주요 배터리 소재인 리튬 생산업체 주식을 5년 내 2배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루크 스미스 호주슈퍼 선임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리튬 가격이 사이클 바닥에 있어 투자 적기"라며 "에너지 전환의 핵심 소재인 니켈, 코발트, 흑연에서도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기금은 이달 초 호주 리튬생산업체인 필바라 미네랄스(Pilbara Minerals Ltd.)의 지분을 6.12%로 늘렸다. 이 연기금은 현재 호주 전기차 소재 생산업체에 약 10억 호주달러(약8791억원)를 투자하고 있는데 5년 동안 25억~30억호주달러로 확대할 계획이다.

리튬 가격은 작년 초 대비 80%이상 급락한 상태다. 2022년 최고치를 찍은 뒤 3년 만에 최저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공급 부족 우려와 단기 공급 과잉이 혼재하며 가격이 요동치고 있는 데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 전망까지 겹치면서 리튬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면치고 못하고 있다.
리튬 가격 3년래 최저수준…리튬생산업체 저가매수 나선 호주 최대 연기금 [원자재 포커스]
<자료=트레이딩이코노믹스>

리튬 가격 약세에 따른 실적 악화와 고금리 장기화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리튬 생산 관련 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호주 리튬 광산업체인 코어 리튬(Core Lithium Ltd.)은 이달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그랜츠 노천 광산에서 채굴 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호주슈퍼는 리튬 광산 프로젝트들이 생산을 시작하기까지 수년이 걸릴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론 공급 부족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스미스 매니저는 "당장 다음 분기나 내년을 바라보는 게 아니다"며 "장기적인 전기차 모멘텀을 보고 리튬 생산업체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라고설명했다.

한편 호주슈퍼가 지분확대에 나선 필바라 미네랄스 주가는 17일 시드니 증시에서 전날보다 1.13% 하락한 3.49호주달러를 기록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