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대문구 제공
이성헌 서대문구청장은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서대문구 제공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 속도를 바짝 올릴 생각입니다. 통상적으로는 12년에서 20년쯤 걸린다고들 하는데 앞으로는 10년 내 사업이 마무리될 수 있도록 ‘속도전’을 하려고 합니다.”

이성헌 서울 서대문구청장은 지난 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서대문구는 오래된 주거지역이 많다. 현재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장만 55곳에 달한다.

서대문구는 정비사업 속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주민의 사업 이해도가 높아야 한다고 판단해 최근 전국에서 처음으로 ‘재개발·재건축 백서’를 발간할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다.

○“유진상가, 내년 정비사업 지정 목표”

이 구청장은 서울시의 신속통합개발 등의 방식이 다양하게 제시된 만큼 이를 활용하면 현재 서대문구 대부분의 사업장이 10년 내 개발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대표적 현장으로 홍제동 인왕시장 유진상가를 꼽았다. 그는 “유진상가는 역세권 활성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주민 74.1%의 동의를 얻었다”며 “내년 하반기 정비구역 지정을 마치면 2027년부터 건물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구청장은 “서울시 소유 홍제천 위에 지어진 건물이어서 사업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인센티브를 줘 용적률을 상향하면 문제를 풀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대문 로터리 일대 재개발도 추진한다. 그는 “서대문 로터리는 서대문구의 도입부에 해당하는 곳인데 옛날식 건물로 가득 차 있다”며 “서대문 로터리 개발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대 상권 업종 제한 해제”

이 구청장은 또 올해 신촌역사를 중심으로 하는 상권을 되살리고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드는 문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텅텅 빈 신촌역사와 예스apM 때문에 침체된 분위기를 바꿀 방법을 찾고 있다고 했다.

신촌 민자역사는 SM그룹이 200억원가량을 들여 20년 동안 빌린 건물이다. 당초 계획은 면세점 등을 운영할 예정이었는데 잘되지 않아 메가박스 외에는 비어 있는 곳이 대부분이다. 이 구청장은 “SM그룹과의 계약 기간이 남아 있어 다른 방식으로 활용하려고 했으나 쉽지 않았다”며 “최근 청년을 위한 스타트업 공간으로 바꾸자는 제안이 있어 이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신촌역사를 중심으로 동서로 이어지는 경의중앙선 철도로 인한 상권 단절도 고민거리다. 이 구청장은 역세권 도시철도 지하화 특별법이 지난 9일 통과된 것에 대한 기대가 컸다. 그는 “특히 신촌역(경의중앙선) 일대 철도부지를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협력해 이 일대를 병원과 상업시설이 어우러진 장소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이·미용업과 의류·잡화 소매점만 권장업종으로 지정돼 있던 이대역 일대 업종 규제도 지난해 3월 풀었다. 이 구청장은 “이대역 일대 지구단위 계획을 전면 재설정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하고 서울시와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대문구는 지하철 2호선 신촌역에서 연세대를 잇는 ‘신촌역로’를 대중교통전용지구로 운영하는 문제를 두고 서울시와 갈등을 겪고 있다. 이 구청장은 “상인들이 일반 차량 통행이 막히면서 매출이 많이 줄었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시에서 다시 검토하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진돗개 다섯 마리를 키우고, 애견협회 부회장을 20년째 맡고 있다고 밝힌 이 구청장은 “반려견 산책로 2㎞를 안산에 조성하고 올 3월에는 옛 서대문등기소 자리에 반려동물 문화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외에 안산 황톳길과 홍제천 폭포카페, 오케스트라 사업, 실업 여자농구단 운영 등 다양한 정책을 구민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