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종로구 새문안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돈의문(敦義門)을 복원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돈의문 다시 세운다…서울시, 2035년까지 4000억 투입
서대문으로 불리는 돈의문은 일제강점기인 1915년 도로 확장 과정에서 철거됐다. 이후 서울의 조선 한양 사대문 중 유일하게 실물이 복원되지 않았다. 지금의 돈의문박물관마을과 강북삼성병원 사이 정동사거리 일대가 돈의문 터다. 사람들이 오가는 횡단보도 앞에 돈의문이 자리한 곳임을 알리는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16일 시에 따르면 시는 2단계로 나눠 복원사업을 하는 경희궁지(慶熙宮址) 일대 종합 공간 구상을 검토하고 있다. 1단계로 2026년까지 정동사거리 인근에 있는 돈의문박물관마을을 철거해 공원으로 만들고, 2단계로 2035년까지 새문안로를 지하화하고 돈의문을 복원하는 구상이다.

돈의문박물관마을은 박원순 전 시장이 2017년 조성한 것으로 식당이 모여 있던 일대를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재구성한 것이다. 벽화를 그리고 볼거리와 체험할 거리를 마련했지만 운영이 잘되지 않았다. 코로나19 기간에는 아무도 찾지 않는 ‘서울 도심의 유령마을’이란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시는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강북삼성병원에 이르는 약 400m 구간이 언덕으로 이뤄져 있는 점을 이용해 차로를 지하화하고 그 위에 돈의문과 공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총 예상 사업비는 약 4000억원이다. 다만 문화재청 등과의 협의가 필요해 아직 확정된 안은 아니라고 시는 설명했다.

서울시는 오세훈 시장 재임 시절인 2009년에도 돈의문 복원을 추진했으나 비용 등의 문제로 무산됐다. 시는 지난해 4월 발표한 ‘제2기 역사도시 서울 기본계획(2023~2027)’에서 돈의문 실물 복원 재추진 방침을 밝혔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