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소설가] 20년간 쓴 소설로 데뷔…스코틀랜드 문학 거장, 앨러스데어 그레이
얼마 전 열린 제81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영화 ‘가여운 것들’은 뮤지컬 및 코미디 부문 작품상과 여우주연상(배우 에마 스톤) 등을 받았다. 이 영화는 영국 스코틀랜드를 대표하는 작가 앨러스데어 그레이의 동명 소설이 원작이다.

그레이는 1934년 스코틀랜드의 글래스고에서 태어났다. 그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은 20년 넘게 걸려 집필한 <라나크>다. 그레이는 이 작품으로 언론과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소설가로서 활동을 시작했다. 환상과 현실을 넘나들며 현대 문명을 풍자하는 그의 독특한 작품 세계는 후대 작가에도 깊은 영향을 끼쳤다. 1992년 발표한 <가여운 것들>은 그레이의 작품 중 상업적으로 가장 성공한 작품으로 꼽힌다. 사망한 성인 여성의 신체와 태아의 두뇌를 결합해 만들어진 주인공 벨라를 둘러싼 기이한 일화와 군상극을 담은 회고록, 그리고 이를 반박하는 편지로 구성된 소설이다. 이 작품은 허구의 이야기와 실제 역사를 뒤섞어 제국주의, 빈부 격차, 성차별 등의 문제를 풍자한다.

그레이는 다양한 장르를 혼용한 소설 기법을 통해 사회·정치적 메시지를 유려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담아냈다. 영국 가디언은 그를 두고 “스코틀랜드 문학과 예술의 르네상스를 연 아버지”라고 평하기도 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