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이 세계적인 명품 바이크 브랜드 ‘할리데이비슨’을 패션 브랜드로 키운다.

15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미국 할리데이비슨 본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위해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 체결이 임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할리데이비슨 패션' 키우는 신세계
현재 할리데이비슨 본사는 라이더를 위한 의류 및 소품을 제작해 판매하는 수준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는 대로 할리데이비슨의 상표를 활용해 새로운 패션 브랜드를 선보일 방침이다. 할리데이비슨의 로고·감성을 바탕으로 한 유니섹스 컨템퍼러리 브랜드로 키워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공략한다는 목표다.

라이선스 패션 브랜드의 성패는 기본적으로 ‘상표의 힘’이 좌우한다. 상표 자체가 가진 파워에 상품 기획 및 마케팅 능력을 갖춘 라이선스 업체가 결합하면 새로운 브랜드의 탄생과 성장을 위한 조합이 완성된다. 신세계인터내셔날과 할리데이비슨이 협력하기로 한 것도 두 회사의 강점에 서로 끌렸기 때문이다.

할리데이비슨의 브랜드 정체성은 독보적이라는 평가다. 1903년 미국 밀워키에서 설립된 할리데이비슨은 말발굽 소리를 연상하게 하는 배기음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현재 100여 개국에 진출했다. 바이크를 타지 않는 사람도 할리데이비슨이라는 이름은 한 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최근 라이선스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해 9월 조직개편에선 기존 1개 팀을 2개 팀으로 늘리고 임원급인 담당 직을 신설하는 등 라이선스 사업 조직을 대폭 강화했다. 지금까지는 취득한 라이선스를 제3자에게 다시 넘겨 수수료를 받는 ‘서브 라이선스’ 방식으로 주로 운영했는데, 올해부터는 직접 기획·생산하는 라이선스 브랜드를 늘리기로 방향을 잡았다.

그동안 수입 브랜드 비중을 늘려 성장해온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출을 견인하던 셀린느, 끌로에 등이 직진출을 선언하면서 타격을 받았다. 성장동력이 그만큼 약해졌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수입·국내 브랜드 모두 성장의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과거 사업을 해본 경험도 있고, 어느 정도 인프라도 갖춰진 라이선스 사업 확대로 눈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할리데이비슨과 같은 브랜드 라이선스 확보에서 신성장동력을 찾는 전략이라는 얘기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