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부실화 우려에 떠는 증권주…4분기 실적 전망도 '암울'
태영건설에서 시작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로 증권주들이 연초 이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4분기 실적도 PF 관련 충당금과 해외 부동산 손실이 반영되면서 ‘어닝쇼크’가 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24년 증시가 개장한 지난 2일부터 전날까지 ‘KRX 증권지수’는 6.73% 하락했다. 한국거래소가 산출하는 KRX 업종지수 가운데 가장 수익률이 부진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수익률(-4.27%)도 밑돌았다.

지난달 태영건설에서 시작된 부동산 PF 부실화 우려가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면서 PF 노출 비중이 높은 증권사로 불똥이 뛰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작년 9월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대출 연체율은 13.8%로 저축은행(5.5%), 여신전문금융사(4.4.%), 상호금융(4.8%) 등 타 업권 대비 훨씬 높은 연체율을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의 4분기 실적 전망도 기존 전망치를 밑돌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부동산 PF 관련 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데다, 작년 해외 부동산 투자로 손실을 본 일부 증권사는 관련 손실도 추가 반영이 불가피하다. 증권사들의 주 수익원인 브로커리지 수익도 10월 영풍제지 사태 등으로 일평균거래대금이 감소하며 직전분기 대비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등 주요 증권사 5개 회사의 4분기 지배주주순이익 전망치 합산액은 1개월 전 4152억원에서 이날 기준 3241억원으로 21.9% 낮아졌다.

업체별로 보면 키움증권은 4분기 972억원의 순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1개월 전 대비 손실 폭이 46.1% 늘어났다. 키움증권은 영풍제지 사태 관련 4000억원 가량의 미수금과 사모펀드 투자 손실 등이 반영되면서 증권사 중 가장 저조한 실적을 보일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도 해외부동산 투자 관련 평가손실과 CJ CGV 전환사채 인수분 관련 손실이 반영되면서 전망치가 크게 낮아졌다. 1개월 전 지배주주순이익 평균 전망치는 1206억원이었으나 이날 기준 806억원으로 33.1%가량 낮아졌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시중 금리가 큰 폭으로 하락했지만 4분기 거래대금이 직전 대비 28%가량 감소하면서 영업환경이 부진했고, 해외 부동산펀드와 부동산PF 등의 손실이 반영되면서 실적도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며 “증권업종은 올해 상반기 중 실적 저점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