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일 새해 첫 현장 행보로 서울 우면동에 있는 ‘삼성 연구개발(R&D)의 허브’ 삼성리서치를 찾아 6세대(6G) 등 차세대 통신 기술 동향과 대응방안을 점검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0일 새해 첫 현장 행보로 서울 우면동에 있는 ‘삼성 연구개발(R&D)의 허브’ 삼성리서치를 찾아 6세대(6G) 등 차세대 통신 기술 동향과 대응방안을 점검했다.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새해 별도로 신년사를 내지 않는다. 다른 기업 총수들이 신년사를 통해 주요 경영 방침을 강조하는 것과 다른 행보다. 대신 직접 현장을 찾아 그해의 중점 사항을 보여준다. 올해는 삼성 연구개발(R&D) 심장인 삼성리서치를 택했다. 6세대(6G)로 진화 중인 차세대 통신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할 것을 주문했다. 6G 기술은 이 회장이 직접 챙기는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다.

“차세대 통신 기술 선점하라”

이 회장은 10일 서울 우면동 삼성리서치에서 열린 회의에서 6G를 포함한 차세대 통신기술 동향 및 대응 방안을 점검했다. 주요 화두는 △6G 통신기술 개발 현황 △국제 기술 표준화 전망 △6G 및 5G 어드밴스드 등 차세대 통신기술 트렌드였다. 이 회장은 회의에서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렸다”며 “더 과감하게 더 치열하게 도전하자”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신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야만 미래 먹거리 사업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 회장이 새해 첫 행보로 삼성리서치를 찾은 건 이번이 두 번째다. 2021년 1월에도 삼성리서치에서 선행기술 개발 회의를 주재했다. 그만큼 선제적인 기술 확보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2월엔 삼성디스플레이 충남 아산캠퍼스와 삼성SDI 경기 기흥캠퍼스 전고체전지 개발 현장을 방문했다.

6G 기술은 삼성전자가 일찌감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분야다. 5년 전인 2019년 이 회장의 의지에 따라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듬해 7월엔 6G 백서를 통해 ‘6G 비전’을 제시하며 개발에 속도를 내왔다. 이 회장은 그간 공공연하게 선제적인 6G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해왔다. 2021년 12월 청와대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6G 기술에 대해 “통신은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로,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회장이 새해에 통신기술 현장을 찾은 건 2019년 경기 수원 사업장의 5G 네트워크 통신 장비 생산라인 가동식 방문 이후 5년 만이다.

6G 표준화 주도에도 박차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세계 강국들은 6G 기술 선점을 위해 치열한 각축전을 펴고 있다. 우리 정부도 6G 기술을 12대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해 집중 육성 방침을 세웠다. 6G 서비스의 상용화 시기는 2030년으로 예상된다.

이 회장은 세계 최초로 5G 상용화에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6G 분야에서도 초격차 리더십을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5G에서의 경험과 스마트폰, 네트워크 장비, 반도체 칩까지 아우르는 폭넓은 기술 포트폴리오의 장점을 살려 인공지능(AI) 기술, 고성능 통신칩, 통신 소프트웨어(SW) 등의 기술을 발전시킨다는 방침이다. 내년까지 6G 핵심 기술에 대한 선행 개발을 마무리하는 게 회사의 목표다.

삼성은 6G 산업의 저변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2022년엔 6G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 학계·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삼성 6G 포럼’을 열었다. 6G를 통해 모든 것이 연결되는 초연결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6G의 국제 표준화 작업도 주도하고 있다. 6G 이동통신 기술을 표준화하는 국제 이동통신 표준화 협력기구(3GPP)에서 업계 최다 의장석(의장 2석, 부의장 7석)을 확보했다. 한편 이 회장은 이날 임직원에게 지금까지의 시장 확대 성과를 격려하면서 다양한 건의사항과 아이디어를 들으며 소통을 강화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