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 김모씨가 10일 오전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표를 흉기로 찌른 혐의를 받는 김모씨가 10일 오전 부산 연제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찔러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를 받는 김모(67)씨의 신상정보를 보도하자, 야당 지지자들이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부산경찰청이 김씨의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국내 언론도 이를 보도하지 않은 것에 대해 "이제 해외뉴스를 봐야 국내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박정희·전두환 시대로 돌아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NYT는 지난 3일 '양극화된 한국에서 야당 대표에 대한 칼부림 공격이 충격을 주다(Knife Attack on Opposition Leader Raises Alarms in Polarized South Korea)'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NYT는 "경찰은 김OO라는 이름의 66세 공인중개사가 이 대표를 살해하려고 했다"며 상세한 신상 정보와 함께 김씨의 뒷모습이 담긴 영상도 모자이크 처리 없이 내보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을 보도한 뉴욕타임스(NYT). / 사진=NYT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을 보도한 뉴욕타임스(NYT). / 사진=NYT 캡처
보도를 접한 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경찰이 제1야당 대표에 대한 수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 "외신을 통해서야 진실을 알게 되는데 무슨 북한에서 사는 것 같다", "역시 진실을 알려면 해외뉴스를 봐야 한다", "이제 해외뉴스를 봐야 국내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박정희·전두환 시대로 돌아왔다" 등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앞서 김씨를 수사한 부산경찰청은 전날 오후 피의자 신상정보공개위원회를 열어 그의 신상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총 7명이 참석한 회의에서 김씨 신상정보 공개에 동의한 위원이 3분의 2를 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지난 2일 오전 10시 50분께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 전망대를 방문한 이 대표의 목 부위를 흉기로 찌른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지난해부터 6차례에 걸쳐 이 대표를 따라다니거나 흉기를 개조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날 오전 살인미수 혐의로 김씨를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