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국내 최대 '큰손' 국민연금, 4분기 화장품·철강 담고 기계는 덜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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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PRO] 국내 최대 '큰손' 국민연금, 4분기 화장품·철강 담고 기계는 덜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401/01.35521768.1.png)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8일 국민연금공단은 지난해 4분기(2023년 10월1~12월28일) 99개 종목에 대한 지분율 조정 내용을 공시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73개 종목, 코스닥시장에서 26개 종목이다.
국민연금은 지난 4분기 중소 화장품주 비중을 주로 확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이 4분기 가장 비중을 많이 늘린 종목인 씨앤씨인터내셔널의 경우 기존 8.49%에서 11.89%로 지분율을 3.4% 높였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색조 화장품 전문 ODM(생산자개발방식) 업체로 미국, 유럽 등지에서 에스티로더, 입생로랑 등의 고객사를 두고 있다. 국민연금은 코스메카코리아, 클리오 역시 기존 대비 각각 2.5%, 2.17%씩 지분율을 높였다.
중소 화장품주들은 화장품주의 주요 시장이었던 중국 대신 미국, 남미, 유럽 등을 적극 공략하면서 지난해 주가가 대형주 대비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씨앤씨인터내셔널은 작년 하반기 이후 12월 말까지 주가가 19.5% 뛰었다. 같은 기간 코스메카코리아(47.8%), 클리오(51.7%) 등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반면 국내 화장품주 대장주로 꼽히는 아모레퍼시픽그룹은 기존 8.08%에서 7.08%로 지분율을 1% 낮췄다. 아모레퍼시픽의 주요 시장인 중국 내수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실적에도 다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김영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에 따라 아모레퍼시픽의 면세 채널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31%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태양광주과 철강주도 국민연금이 비중을 주로 늘린 업종이었다. 국민연금은 OCI의 지분율을 기존 7.4%에서 8.43%로, 한화솔루션은 기존 7.25%에서 8.27%로 각각 확대했다. 동국제강은 기존 6.15%에서 8.29%로, 세아제강지주는 기존 8.16%에서 10.18%로 비중을 늘렸다.
태양광주는 지난해 고금리 환경 지속과 태양광 모듈 판가 하락, 중국산 폴리실리콘 공급 과잉 등으로 주가가 크게 부진했다. 한화솔루션은 작년 한 해에만 주가가 17.03% 하락했고 OCI는 작년 5월 OCI홀딩스와 분할한 이후 연말까지 주가가 9.5% 빠졌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금리 하락이 예상되면서 태양광 설치 비용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점,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 등을 고려하면 올해는 주가가 회복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세아제강지주는 철강 업황 부진에도 작년 주가가 63% 넘게 오르며 시장 수익률을 크게 웃돌았다. 그룹 계열사인 세아윈드가 영국에서 1조5000억원대 수주를 따내는 등 신사업 기대감이 커졌고, 북미 강관 수출이 늘면서 전체적인 실적도 개선되고 있어서다. 동국제강은 지난해 6월 회사 분할 이후 이날까지 주가가 23.9% 하락하며 주가가 부진했다. 그럼에도 이날 기준 시가총액(5596억원)이 증권사 추정 작년 연간 영업이익(2470억원)의 2배 수준에 그쳐 저평가주로 꼽히고 있다.
내년 업황 개선이 기대되는 반도체와 소재·부품·장비주에 대해서는 종목별로 엇갈린 양상을 보였다. 회로기판(PCB) 업체인 이수페타시스와 비에이치는 지분율을 기존 대비 각각 2.23%씩 높인 반면 PCB 업체인 대덕전자와 패키징 업체인 해성디에스는 지분율을 1.1%, 1.06%가량 낮췄다.
국민연금은 중장비·기계 업종은 대부분 비중을 덜어냈다. HD현대건설기계는 기존 7.11%에서 5.07%로, HD현대인프라코어는 10.37%에서 9.27%로, 두산밥캣은 8.25%에서 7.22%로 각각 낮췄다. 작년 3분기 건설기계 업체들이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이 지난 4분기 가장 많이 덜어낸 종목은 호텔신라였다. 기존 12.93%에서 9.84%로 지분율을 3.09% 낮췄다. 이어 HL만도(-3.02%), ISC(-2.65%), 멕아이씨에스(-2.56%), 두산테스나(-2.24%) 순서였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