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열녀박씨' 속 발랄한 사월 역으로 신인상…"무게감 느껴"
"'주 기자' 이미지 벗으려면 오래 걸리겠지만, 각오 돼 있죠"
주현영 "실제로는 조용한 편…연기할 때 제 모습은 내려놓죠"
"실제로는 좀 조용하고 낯을 가리는 편인데, 연기할 때는 그런 모습을 내려놓고 캐릭터 그 자체가 되려고 해요.

그게 직업의식이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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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정치인 앞에서도 기죽지 않는 사회 초년생 '주 기자'(SNL), 화끈하고 털털한 성격의 동그라미(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그리고 어디선가 본 듯한 MZ 오피스의 '젊은 꼰대'(SNL)까지.
요즘 MZ 세대를 사로잡은 '대세 배우' 주현영은 디테일한 표현력과 천연덕스러운 코믹 연기를 선보이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최근 종영한 MBC 드라마 '열녀박씨 계약결혼뎐'(이하 '열녀박씨') 속 앙큼스러운 캐릭터 사월이도 주현영 특유의 통통 튀는 매력이 더해져 완성된 캐릭터다.

잔망스러운 코믹 연기가 마치 제 옷을 입은 듯 자연스럽지만, 주현영은 캐릭터와 닮은 모습이 있느냐는 질문에 "눈치 빠른 사월이가 가만히 사릴 때의 모습이 비슷한 것 같다"는 의외의 답변을 내놓았다.

주현영 "실제로는 조용한 편…연기할 때 제 모습은 내려놓죠"
드라마 종영을 기념해 9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주현영은 "연기할 때는 최대한 제 원래 성격을 내려놓으려고 주문을 건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캐릭터에 대한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카메라 앞에서 (배우 본인이 아닌 캐릭터로) 돌변하기 어려운데, 선배님들을 보면 실제 성격과 완전히 다른 캐릭터로 변신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며 "저 역시 그런 직업의식으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크다"고 밝혔다.

주현영이 '열녀박씨'에서 연기한 이조판서 박대감댁 외동딸의 몸종 사월(주현영 분)은 수다스럽고 발랄한 매력을 뿜어내는 캐릭터다.

눈치가 백단이라 어디서든 야무지게 제 살길을 찾아내고, 마음에 드는 남자 앞에서는 거침없이 직진한다.

주현영 "실제로는 조용한 편…연기할 때 제 모습은 내려놓죠"
그는 "사월이는 동그라미와 마찬가지로 현실에 있을 법하면서도 없을 것 같은 느낌의 인물이었다"며 "애니메이션이나 만화 등에 나오는 동작과 행동 들을 참고하기도 했었다"고 전했다.

이어 "구체적인 장면이 기억나지는 않을 정도로 군데군데 애드리브가 많이 끼어있었다.

특히 캐릭터들끼리 티키타카 하는 대사에 살을 붙인 것 같다"고 돌아봤다.

주현영은 '열녀박씨' 속 사월이라는 캐릭터로 2023년 MBC 연기 대상에서 여자 신인상을 받기도 했다.

주현영은 "은근히 바라고 있었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상의 무게가 크게 느껴져 두렵기도 했다"고 밝혔다.

"지인들이 축하한다고 연락을 많이 줬는데, 고맙다는 말과 함께 '더 잘해야 하잖아요'라는 말을 계속 반복했던 것 같아요.

이 상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할지에 대해서도 생각이 많아지더라고요.

'해온 대로 하면 되는 건가?', '이제 새로운 도전을 해야 하나?' 등 이런저런 생각이 들면서 고민도 깊어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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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영 "실제로는 조용한 편…연기할 때 제 모습은 내려놓죠"
2019년 단편영화 '내가 그리웠니'로 데뷔한 주현영은 2021년 쿠팡플레이 오리지널 SNL코리아 리부트에 고정 출연자로 출연하면서 대중에게 단번에 눈도장을 찍었다.

'주 기자'로 갑작스럽게 주목받은 이후 쉴 새 없이 달려왔다는 주현영은 "초반 SNL에 합류했을 때는 열정적으로 몸과 마음을 다했었는데, 점점 체력이 바닥나기 시작하면서 작년에는 그저 주어진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는 데 정신이 없었던 것 같아 개인적으로 아쉬움이 남는다"고 털어놨다.

최근에서야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며 체력과 정신력을 회복했다는 주현영은 "작품 속 인물의 이름으로 불릴 때 가장 행복하다"며 "최근에도 본가에 내려갔는데, 어르신 분들이 사월이라고 불러주셔서 좋았다"고 환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SNL에서 보여드린 이미지가 워낙 세다 보니까, 아무래도 '주 기자'의 이미지를 깨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오래 걸릴 것이라는 각오는 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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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현영 "실제로는 조용한 편…연기할 때 제 모습은 내려놓죠"
차근차근 배우로서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는 주현영은 영화 '2시의 데이트'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그는 "재밌든, 어둡든 그저 인상적인 캐릭터라면 다 해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웃음을 터트렸다.

특히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은 소상인, 자영업자와 같은 소시민 역이라고 한다.

주현영은 "콜센터 상담원이라든지 가게 점원과 같은 역할들이 욕심난다"며 "우리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주변에 있는 분들을 연기해 나름의 고충을 표현해보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이 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