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기채를 기초자산으로 옵션 전략을 활용한 ‘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가 뜨거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해 하락세로 돌아섰던 미국 국채금리가 연초 급등세를 보이는 등 금리 향방을 놓고 불투명성이 커지면서다. 커버드콜 ETF는 기초자산 가격이 특정 방향으로 움직이는 대신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때 더 큰 수익을 낸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이 지난달 27일 상장한 ‘SOL 미국30년국채 커버드콜(합성)’ ETF는 출시한 지 7거래일 만에 설정액 147억원을 넘으며 초기 상장 물량이 완판됐다. 개인투자자 순매수금액은 60억원이며, 나머지는 연금계좌에서 편입했다. 이 같은 추세라면 2주 전에 상장한 비슷한 구조의 상품 ‘KBSTAR 미국채30년 커버드콜(합성)’의 설정액(153억원)을 곧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SOL 미국30년국채 커버드콜은 미국 장기채 투자와 커버드콜 옵션거래를 결합한 상품이다. 국내 언론사 중 유일한 지수산출기관인 한국경제신문사가 만든 ‘KEDI 미국 국채 20년+커버드콜지수’를 기초지수로 한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운용하는 미국의 대표적 장기채 커버드콜 ETF인 ‘아이셰어즈 TLTW(iShares Treasury 20+ Year Treasury Bond Buywrite Strategy)’의 한국판으로 불린다.

커버드콜이란 주식, 채권 등 기초자산을 보유하면서 그 기초자산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콜옵션)를 매도하는 방식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전략이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A자산을 사고, 동시에 같은 자산을 1만1000원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매도한다. 자산이 1만1000원을 넘었을 때 차익은 포기해야 하지만 자산이 1만1000원 아래에서 움직일 때는 시세차익과 옵션 프리미엄을 함께 얻을 수 있다. 상방과 하방이 일정 범위에서 막혀 있기 때문에 박스권 내에서 변동성이 클 때 유리한 전략이다. 다만 기초자산 가격이 일정 구간을 넘어 상승할 때 수익이 제한되는 단점이 있어 급등장에서는 불리하다.

김정현 신한자산운용 ETF사업본부장은 “개인연금과 퇴직연금에서 100%까지 투자할 수 있고 현금 흐름까지 창출할 수 있어 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것 같다”며 “금리 추세가 뚜렷하지 않은 횡보장에서 커버드콜 전략이 강점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