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숙객들로 북적이는 뉴욕뉴욕호텔.   최진석 특파원
투숙객들로 북적이는 뉴욕뉴욕호텔. 최진석 특파원
“총 2000개 객실 중 1600여개가 예약됐습니다.”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뉴욕뉴욕호텔에서 만난 리셉션 담당 카산드라 매니저는 “예약률이 80%에 달한다”이같이 말했다. 그는 “CES 2024를 앞두고 많은 예약이 몰려들었다”며 “1박 혹은 2박 정도 묵을 수 있는 방은 좀 있지만 일반 객실 중 CES 기간 5~6일 묵을 수 있는 방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숙박비도 평소 100~200달러에서 400달러 수준으로 2~3배가량 훌쩍 뛰었다. 리셉션 데스크 바로 옆에 있는 스타벅스 직원은 기자의 목에 걸려 있는 CES 출입증을 보고 “드디어 CES 행사가 다가왔다”며 “다음 주에 엄청나게 많은 손님이 몰려올 것”이라며 다른 직원들과 환호하기도 했다.

○AI 순풍 타고 북적이는 도시

CES 2024 개막을 앞두고 라스베이거스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엔데믹 (풍토병화) 선언 후 처음 열리는 올해 CES는 역대 가장 많은 기업과 참석자들을 불러들였다. 작년부터 본격화한 생성 인공지능(AI) 열풍 덕분이다. 관련 기술을 앞세운 기업들이 앞다퉈 출사표를 던졌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엔비디아 등 주요 빅테크들은 애플만 제외하고 전원 참가했다. 삼성과 LG, 현대차 등 국내 기업들도 오는 9일부터 방문객들을 맞는다.

이날 한국경제신문 취재진이 살펴본 라스베이거스에선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를 앞두고 들뜬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승차공유 서비스 리프트 기사 브리타니는 “CES를 앞두고 공항에서 실어 나르는 손님 수가 부쩍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자가 “CES의 참관객 수가 13만명이 넘을 것”이라고 말하자, 그는 깜짝 놀라며 “다음 주 내내 너무나 바쁠 것 같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 식당도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점심께 방문한 식당 ‘브로드웨이 버거’는 20여개 테이블 대부분이 가득 찼다. 5명의 서빙 직원들은 몰려드는 주문을 처리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였다. 전날인 지난 5일 저녁 MGM그랜드 호텔의 ‘학산 레스토랑’은 들어가려는 사람들이 20m가량 긴 줄을 서기도 했다.
CES 행사 준비에 한창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CES 행사 준비에 한창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CES 행사가 열리는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는 막바지 채비에 한창이었다. 역대 최대 규모인 3500개 기업이 참여하는 만큼 많은 인부가 행사장 안팎을 오가며 부스를 설치했다. LVCC 웨스트홀 앞에서 만난 전기기사인 왕 말리가는 “CES를 맞아 일감이 몰려들고 있다”며 “개막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아 아침 일찍부터 나와 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VCC 센트럴 홀 앞에 자리 잡은 푸드트럭 ‘킹스 소시지’의 직원은 “CES 기간을 앞두고 많은 근로자가 근처 푸드트럭에서 끼니를 해결하는데 올해 근로자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LVCC 센트럴 홀 맞은편에선 구글과 기아 등이 외부에 별도의 행사장을 설치하고 있었다. 구글은 이곳에서 안드로이드와 관련된 체험 시설을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는 대형 전기 SUV인 ‘EV9’의 양방향 충전(V2X) 기술을 소개한다. 기아는 스페인 전기차 충전 기업 ‘월박스’와 손잡고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를 정전이나 비상시에 가정에 끌어 쓸 수 있도록 했다. 행사장 앞에서 만난 베티 유 기아 PR 담당은 “가정의 전력 수요가 많거나 전기요금이 비싼 시간대에 EV9의 배터리 에너지가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이와 같은 V2H(Vehicle-to-Home) 기능이 앞으로 전기차의 새로운 역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AI 중심으로 모든 산업군 집결”

CES 행사 준비에 한창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CES 행사 준비에 한창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전체 참가업체 4000여곳 중 한국 기업은 600여곳에 달한다. 3년 만에 CES에 다시 참가하는 중국(1100여개)과 미국(700여개)에 이어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실제로 이날 센트럴 홀과 노스홀 외벽은 삼성과 두산의 광고로 가득 차 있었다. 삼성전자는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삼성은 올해 CES를 관통하는 주제인 ‘AI’와 관련된 신기술을 내놓을 예정이다. 서버나 클라우드를 거치치 않고 스마트폰, PC 등 기기 내에 생성AI를 탑재한 ‘온디바이스AI’ 기술이 올해 CES를 통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CES 행사 준비에 한창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CES 행사 준비에 한창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 센터(LVCC).
CES의 주최사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샤피로 회장은 “우리는 지난 몇 년간 AI에 대해 다뤄왔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올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생성AI”라며 “AI는 자동차, 컴퓨터, 헬스케어 등 대부분의 산업군에 사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성AI는 이제 초기 단계로 걸음마를 뗀 수준”이라며 “앞으로 생성AI 기술은 CES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CES는 AI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군이 등장하는 게 특징이다. CES 역사상 처음으로 화장품 기업의 대표가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니콜라 히에로니무스 로레알 최고경영자(CEO)는 오는 9일 증강현실 메이크업 체험 등 AI 기술을 결합한 뷰티테크의 미래를 소개한다. 같은 날 미국 대형 유통기업인 월마트의 더그 맥밀런 CEO도 기조연설에서 AI 기술과 유통 혁신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다. 국내 기업 CEO 중에선 HD현대의 정기선 부회장이 10일 기조연설자로 나설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인류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육상 혁신 비전이자 인프라 건설 구상인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소개한다.

라스베이거스=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