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관중 800만 명 시대를 연 프로야구를 놓고 게임사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컴투스와 넷마블이 기반을 다진 이 시장에 위메이드와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게임즈가 참전한다.

위메이드는 한국 프로야구리그(KBO) 게임 라이선스 사업자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5일 발표했다. 계약이 체결되면 위메이드는 올해부터 3년간 KBO 리그 10개 구단의 로고, 유니폼, 캐릭터 등을 야구 게임에서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KBO의 로고 등 이미지를 제3자에게 판매해 KBO의 게임 라이선스 사업을 대행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게임사인 위메이드가 스포츠 라이선스 시장에 뛰어든 이유는 올 1분기 야구 온라인 게임 ‘판타스틱4 베이스볼’ 출시를 앞두고 있어서다. 위메이드는 그간 나이트크로우, 미르 시리즈 등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개발에 주력해왔다. 스포츠 게임의 성공 여부가 이 회사의 사업 기반을 넓힐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위메이드는 해외에서도 야구 게임을 내놓고자 지난달 대만 프로야구리그(CPBL)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게임업계에선 야구 게임을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알짜’ 사업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KBO 리그는 관중 810만326명을 동원해 2018년(807만3742명) 이후 처음으로 800만 관중 시대를 회복했다. 프로야구팀 LG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트로피를 들면서 스포츠 시장의 이목을 끌기도 했다. 해마다 대회가 새로 열린다는 점도 콘텐츠 고갈을 우려하는 게임사로선 매력적인 요소다.

카카오게임즈도 야구 시뮬레이션 게임을 올해 안에 내놓는 게 목표다.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야구 게임에서 얻은 재화를 암호화폐로 바꾼 뒤 현금화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게임사가 제쳐야 할 강자는 컴투스다. 이 회사는 지난해 1~3분기 스포츠 게임에서만 매출 115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이 부문 매출은 4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5% 늘었다. ‘컴투스프로야구’ 시리즈, ‘MLB 9이닝스’ 등 야구 게임에 이용자가 꾸준히 몰린 덕분이다. 넷마블도 ‘마구마구’ 시리즈로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반면 엔씨소프트는 시장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으면서 ‘프로야구 H3’의 운영을 다음달 종료하기로 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