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서울둘레길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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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산악으로 둘러싸인 분지다. 북쪽으로 북한산과 도봉산, 동북쪽으로는 수락산과 불암산, 남쪽으로 관악산과 청계산이 자리하고 있다. 산행을 좋아하는 시민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는데 걷기를 즐기는 시민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산자락 밑으로 총 156.5㎞의 둘레길이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한성백제부터 따지면 20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서울은 그 긴 시간만큼이나 구석구석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자동차나 전철로 스쳐 지나가면 볼 수 없는 모습들도 두 발로 걸으면 그 속살까지 고스란히 볼 수 있다. 산과 하천의 풍광 역시 마찬가지다. 이렇게 걸으면서 자연과 역사, 문화를 호흡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를 가진 도시는 세계적으로도 드물 것이다.
최근 여당의 비대위원장은 등판 직전 “함께 걸으면 길이 된다”는 말로 주목받았지만 원래 있던 길들도 그 길을 이어주고 정비하면 더 많은 사람이 함께 걷게 된다. 한강공원이나 한강으로 이어진 하천길은 걷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길이 정비되고 이어진 덕분이다.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는 사람도 많지만 절대다수는 보행족이다. 동행자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느긋하게 산보하는 사람들부터 경보를 하듯 혼자서 빠르게 걷는 사람들까지 걷는 형태는 제각각이다.
서울둘레길이 2014년 완전 개통한 지 10년 만에 이달부터 코스를 전면 개편해 ‘서울둘레길 2.0’으로 업그레이드된다고 한다. 총 156.5㎞인 길이는 변화가 없지만 8개 코스를 21개 코스로 나누고 곳곳에 쉼터와 전망대도 만든다는 게 골자다. 한 코스의 평균 길이가 20㎞에서 8㎞로 줄어들고 완주에 걸리는 시간도 8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체력이 좀 약한 사람도 부담을 덜면서 차근차근 완주에 도전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전체 코스를 다 걷고 인증한 사람만 해도 지난해 7월 기준 6만5000여 명이다.
서울시의 바람대로 ‘세계인이 걷고 싶은 길’이 되면 좋겠지만 우선은 더 많은 시민이 이 새로워진 둘레길을 걸으면서 새해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김정태 논설위원 inue@hankyung.com
한성백제부터 따지면 20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서울은 그 긴 시간만큼이나 구석구석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자동차나 전철로 스쳐 지나가면 볼 수 없는 모습들도 두 발로 걸으면 그 속살까지 고스란히 볼 수 있다. 산과 하천의 풍광 역시 마찬가지다. 이렇게 걸으면서 자연과 역사, 문화를 호흡할 수 있는 트레킹 코스를 가진 도시는 세계적으로도 드물 것이다.
최근 여당의 비대위원장은 등판 직전 “함께 걸으면 길이 된다”는 말로 주목받았지만 원래 있던 길들도 그 길을 이어주고 정비하면 더 많은 사람이 함께 걷게 된다. 한강공원이나 한강으로 이어진 하천길은 걷는 사람들로 넘쳐난다. 길이 정비되고 이어진 덕분이다. 자전거를 타거나 달리는 사람도 많지만 절대다수는 보행족이다. 동행자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느긋하게 산보하는 사람들부터 경보를 하듯 혼자서 빠르게 걷는 사람들까지 걷는 형태는 제각각이다.
서울둘레길이 2014년 완전 개통한 지 10년 만에 이달부터 코스를 전면 개편해 ‘서울둘레길 2.0’으로 업그레이드된다고 한다. 총 156.5㎞인 길이는 변화가 없지만 8개 코스를 21개 코스로 나누고 곳곳에 쉼터와 전망대도 만든다는 게 골자다. 한 코스의 평균 길이가 20㎞에서 8㎞로 줄어들고 완주에 걸리는 시간도 8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체력이 좀 약한 사람도 부담을 덜면서 차근차근 완주에 도전해 볼 수 있을 듯하다. 전체 코스를 다 걷고 인증한 사람만 해도 지난해 7월 기준 6만5000여 명이다.
서울시의 바람대로 ‘세계인이 걷고 싶은 길’이 되면 좋겠지만 우선은 더 많은 시민이 이 새로워진 둘레길을 걸으면서 새해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김정태 논설위원 in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