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시나리오별 분포범위 예측…탄소배출 줄여도 10배↑
"기후변화로 아열대 잠자리 서식지 25배까지 늘어날 수도"
기후변화로 아열대 출신 잠자리의 서식지가 2050년대면 25배 이상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1일 환경부 국립생태원과 국립공원공단 등에 따르면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인 남색이마잠자리의 분포범위는 위도상으로 제주도 제주시(33도32분)부터 경기 여주시(37도37분)까지 형성돼 있다.

이는 2019년 5월부터 올해 5월까지 남색이마잠자리 유충 서식지를 직접 관찰한 자료와 세계생물다양성정보기구(GBIF)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도출한 결과다.

남색이마잠자리는 몸길이가 35∼40㎜이다.

등과 꼬리는 청회색이고 옆 가슴은 연노란색이다.

고향은 인도, 인도네시아, 태국 등 고온다습한 아열대 지역이다.

한국에서는 2010년 제주도에서 처음 채집됐고 2019년 전남 나주시와 광주 영산강 일대에서 겨울을 나는 모습이 관찰됐다.

작년 경기 여주시에서도 유충이 출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잠자리류는 대체로 환경변화에 민감한 데다 소형 동물 입장에서는 포식자이고 조류와 어류 등에게는 먹이원인 먹이사슬의 중간자라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으로 적합하다.

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분포범위를 예측해보면 남색이마잠자리 서식지는 2050년대까지 9.8∼25.2배 확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내륙·산지를 제외하면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남색이마잠자리를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남색이마잠자리는 관찰 기록이 있는 제주, 전남, 광주, 경기 일부 지역 외에 경남, 전북, 충북 일부 지역에도 분포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그 면적은 1천328㎢로 전체 국토(10만284㎢)의 1.3%다.

기후변화 시나리오 가운데 '재생에너지 기술이 발달해 화석연료 사용이 최소화되고 친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는 경우'(SSP1-2.6) 2050년대 기준 서식 예상 지역은 1만3천94㎢(13.3%)로 늘어난다.

'산업기술의 빠른 발전에 중심을 둬 화석연료를 많이 사용하고 도시를 위주로 한 무분별한 개발이 확대될 경우'(SSP5-8.5) 서식 가능성이 큰 지역은 같은 시기 3만3천407㎢(전 국토의 34.0%)에 달했다.

국립생태원과 국립공원공단 연구진은 한국습지학회지 최신호에 게재한 이번 연구논문에서 "남색이마잠자리가 가까운 미래에 서식 범위를 확장할 가능성이 높게 예측됐다"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서식지를 공유하는 토착종을 보전·관리하기 위한 자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기후변화로 아열대 잠자리 서식지 25배까지 늘어날 수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