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 프랜차이즈 bhc치킨이 ‘뿌링클’ ‘맛초킹’ 등 주력 치킨 메뉴의 소비자 가격 인상을 추진한다. 정부가 식품·외식업계에 물가 안정을 강하게 압박하는 가운데 수익성 개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오뚜기 등이 가격 인상 방침을 정한 뒤 일선 유통 채널에 통보까지 했다가 막판에 전격 철회한 최근의 선례가 있어 실제로 실행될지는 불투명하다.

26일 치킨업계에 따르면 bhc는 이날 가맹점주들에게 판매 가격 인상분이 반영된 새 메뉴판을 공개했다. ‘해바라기 후라이드’는 1만7000원에서 2만원으로 3000원 올라 경쟁 제품인 교촌치킨 ‘리얼후라이드’, BBQ의 ‘황금올리브치킨’과 가격이 같을 것으로 예상된다. 뿌링클과 맛초킹은 1만8000원에서 2만1000원으로 올리기로 방침을 정했다.

bhc의 소비자 가격 조정은 2021년 12월 이후 2년 만이다. 평균 인상률은 17%다. 한 bhc 점주는 “지난 14일 가맹점주협의회와 간담회를 열고 판매가 인상을 논의했다”며 “이르면 이달 말 가격을 올릴 수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런 내부 방침이 실제로 시행될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관련 업계의 시각이다. 정부가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서민 식품의 가격 인상 억제를 거세게 압박하고 있어서다. 이런 기류에 맞춰 bhc는 지난 16일부터 자체 튀김유인 ‘고올레산 해바라기유’의 가맹점 공급 가격을 2021년 수준으로 낮추기도 했다.

bhc치킨 가맹점주 사이에서는 판매가 인상률보다 본사로부터 공급받는 식자재 가격이 더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bhc가 2021년 12월 치킨 소비자 가격을 평균 7.8% 인상했을 당시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핵심 품목의 공급가는 최대 14.5% 올린 바 있기 때문이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