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위헌법률심판 제청에 재판 중단…기소 12년만에 변론 종결

국가보안법상 찬양·고무 혐의 등을 받는 노동자 단체 '민주노동자 전국회의' 관계자 등이 기소된 지 12년 만에 실형을 구형받았다.

국보법 7조 합헌에 6년만에 '찬양·고무사건' 재판…실형 구형
검찰은 21일 수원지법 형사11단독 김수정 판사 심리로 열린 A씨 등 4명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들에게 징역 2년∼2년 6월을 각각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A씨 등은 2006년 다른 사람으로부터 자신의 이메일 계정으로 4건의 이적표현물 문서 파일을 전송받은 뒤 이듬해 1월 또 다른 사람의 이메일로 보내는 등 국가보안법 7조를 위반한 혐의 등으로 2011년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2017년 6월 국가보안법 제7조 1항과 5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은 피고인이나 소송 당사자들이 관할 법원에 헌법재판소를 통해 재판에 적용될 법률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고 요청하는 절차이다.

법원이 받아들일 경우 사건은 헌법재판소로 넘겨져 위헌 심판을 받게 된다.

국가보안법 제7조 1항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점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선동한 자는 7년 이하 징역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제7조 5항은 찬양·고무 관련 표현물의 제작, 수입, 복사 등에 대한 처벌을 명시하고 있다.

A씨 등은 이에 대해 "이 조항들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현실적으로 위태롭게 하거나 명백한 위험성이 발생하지 않는 다양한 사상에 대한 학문적 연구나 토론, 현실 정치에 대한 비판까지 제한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고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할 위험성이 있다"고 주장해 왔다.

당시 법원이 A씨 등의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헌법재판소의 결론이 날 때까지 해당 재판은 정지됐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9월 26일 국가보안법 7조 1항과 5항을 합헌으로 결정했고, A씨 등의 재판은 이날 재개돼 구형까지 이뤄졌다.

김수정 판사는 기록 검토가 더 필요하다며 추후 선고 기일을 정하겠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