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고 모난 돌담, 그 '트멍'으로 본 제주 바다와 하늘
모난 돌을 얼기설기 쌓아 올려 소박하게 쌓은 돌담은 제주도를 상징하는 풍경 중 하나다. 제주도 돌담의 가장 큰 특징은 군데군데 바람을 흘려보내는 틈이 나 있다는 것. 거친 바닷바람도 이 틈을 지나면 결대로 잘게 찢겨 부드러워진다. 틈, 제주 방언으로 ‘트멍’은 그렇게 안쪽과 바깥을 연결하는 통로가 된다.

화가 박창범(54)은 트멍 너머로 내다본 제주 바다와 하늘을 그리는 화가다. 그의 개인전이 오는 25일 제주시 박창범화실(관덕로 8길 36)에서 개막한다. 박 작가는 “담은 나와 내가 소유한 것들을 지키기 위한 단절의 수단이지만, 제주 돌담의 틈은 안팎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한다”며 “작품을 통해 제주 시민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소박하고 모난 돌담, 그 '트멍'으로 본 제주 바다와 하늘
박 작가는 제주도에서 주로 활동하며 23회의 개인전과 150여회의 초대·단체전에 참여한 작가다.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과 제주도립미술관 미술은행 등이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