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 필메이트 강남점 오픈 행사에서 모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2일 정식 오픈하는 필메이트 강남점은 프리미엄 커피 전문점으로 고급스러운 매장 인테리어와 최고급 원두로 제조한 커피 메뉴가 특징이다. 강남점 1호점 오픈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 매장을 확대할 예정이다.
19일 오전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진이 달린 현수막(사진)들이 어지럽게 내걸려 있었다. ‘일 잘하는 삼성 이재용 그만 괴롭혀라’란 응원에서부터 ‘엄한 벌 주세요’ 등의 비판까지 약 20개의 현수막이 대로변 양편에 깔려 있었다.정당활동, 집회 시에만 허용되는 현수막이 서울시내 곳곳에서 아무런 제약 없이 마구잡이로 내걸린 채 방치되고 있다. 서울시가 이달부터 무분별하게 설치한 현수막을 규제할 수 있는 조례를 마련했지만 관할 관청은 절차상 문제가 없다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서울시에 따르면 개정된 ‘서울특별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는 지난 1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각 지자체는 동마다 설치할 수 있는 현수막 수를 제한할 수 있다. 현수막에 특정 개인과 단체를 비방해선 안 된다. 집회·시위 현수막의 경우 실제 집회·시위·행사를 여는 동안에만 현수막을 게시하도록 했다.하지만 강남구 등은 서울시와 달리 현수막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 담당 구청 관계자는 “현행법상 행사나 집회, 정당활동에 사용하는 현수막은 철거 대상이 되지 않는다”며 “집회 관리를 경찰이 맡고 있고 현수막은 집회 용품중 하나”라고 말했다. 경찰은 “현수막 철거는 지자체 관할”이라고 답했다. 집시법을 악용한 현수막 공해 책임을 두고 관할 구청과 경찰이 서로 떠넘기기를 하고 있다.현수막 철거 조례는 지난 7월 인천이 가장 먼저 만들었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의 현수막 철거 조례가 상위법에 위배된다’는 입장이지만 법원 판결 이후 광주, 울산 등 전국적으로 규제가 확산하는 추세다.무분별한 정당 현수막을 규제하자는 여론은 지난해 12월부터 시작됐다. ‘정책 관련 현수막을 신고하지 않고 설치할 수 있다’는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이 시행되면서다. 이후 원색적 비방이나 막말이 담긴 현수막이 거리를 뒤덮었다. 여론이 좋지 않자 개정 1년도 되지 않아 국회가 이를 방지하려는 법안을 다시 재추진하고 있다.일각에서는 사람 없는 ‘무인 집회’에 현수막만 거리에 설치하는 꼼수도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서울시 관계자는 “현수막 관련 조례에 따라 25개 구청은 현수막을 정비해야 한다”며 “시민의 통행 안전을 확보하고 도시 미관을 개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조철오 기자 cheol@hankyung.com
'커피 다이어트'가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운동 전 먹으면 살 빠지는 음식'이라고 소개되는가 하면, '다이어트용 커피'를 판매하는 업체 계정들의 광고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최근 홍진경도 단기간에 체중 감량 효과를 봐야 할 때 커피를 마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일 홍진경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공부왕찐천재 홍진경'에서 "급하게 살을 빨리 빼야 할 때는 커피를 좀 많이 마신다. 그러면 입맛이 떨어진다"고 말했다.커피 다이어트는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면서 하루에 최소 3잔(720mL)의 커피를 마시고, 저지방 고섬유질 식사를 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밥 아노트 의학박사의 '커피 애호가 식단'에 실린 다이어트 방법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아노트 박사는 "하루에 여러 번 커피를 마시면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지방을 더 많이 태운다"며 "칼로리 흡수를 방해해 식욕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커피가 체중감량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국제 식품 과학 및 영양 저널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식사 30분~4시간 전 카페인을 섭취하면 식욕과 칼로리 섭취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보고돼 있다. 커피에 클로로젠산이라는 화학 물질이 배고픔을 조절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카페인이 수면을 방해할 수 있어 오후 3시 이전 식사 사이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커피 속 성분들이 비만을 막는 역할을 한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활용, 하루 섭취한 커피의 양과 체질량지수(BMI), 복부지방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다. 그 결과, 20~44세 여성 중 하루 2~3잔 커피를 마신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3.4% 정도 복부지방과 체질량지수가 낮았다.45~69세 여성 중에서 하루 3~4잔의 커피를 마신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지방이 4.1% 적었다. 하루 2~3잔의 커피를 마시는 모든 여성 사이에서 평균 체질량지수는 2.8% 낮았다. 남성의 경우 하루 2~3잔씩 마시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체질량지수는 1.3%, 복부지방은 1.8% 적게 나타났다.영국 건강정보 제공업체 헬스라인 네트웍스는 "아메리카노나 블랙커피만을 마셔야 커피 다이어트의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아메리카노는 열량이 한잔에 평균 10kcal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설탕이 한 숟갈이라도 들어간 커피나 라떼 등은 열량이 100~200kcal에 달해 오히려 다이어트 효과를 상쇄한다는 것.전문가들은 커피 다이어트가 단기적인 체중 감소를 가져올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 건강한 식단이 아닌데다 체중 회복과 다른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서희선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카페인이 에너지와 기초 대사량을 높이고 체지방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건 근거 있는 사실"이라며 "과거에는 체지방 감소 목적으로 병원에서 처방하기도 했다"고 말했다.다만 "과량 섭취하면 각성이 되고 피로물질이 쌓여서 문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카페인 중독 수준으로 과다하게 마시면 처음에는 부기가 빠지는 것 같아도 탈수를 유발하고 몸속 칼슘 성분도 빼앗아 가기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하기 쉽다"고 경고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한 식품기업 구매부서에선 지난주 긴급회의가 열렸다. 코코아, 커피 등 주요 원재료의 국제 가격이 예상을 뛰어넘는 급등세를 보임에 따라 내년 사업계획을 재검토하기 위해서다.글로벌 경기둔화 등의 요인으로 원유 등 주요 원자재값이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연성 원자재(소프트 커머디티)라고 불리는 농산물은 사정이 다르다. 지난여름 전 세계를 강타한 폭우·폭염 등 이상기후가 겨울까지 악영향을 미쳐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두더지처럼 튀어 오르고 있다.○ 코코아 선물가격 46년만 최고치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초콜릿 원재료인 코코아 선물(뉴욕ICE거래소 기준)의 12월 평균 가격은 t당 4322.5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71.8% 급등했다. 1977년 이후 46년 만의 최고가 기록이다. 코코아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 건 기상이변에 따른 생산량 급감 때문이다. 전 세계 코코아 생산의 75%를 차지하는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 올해 폭우가 덮친 바람에 병충해가 확산했다.인스턴트·가공식품에 사용되는 로부스터 커피와 오렌지 주스 선물가격도 각각 올해 6월, 11월에 역대 최고치를 찍으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산지에서 발생한 가뭄과 허리케인 등 이상기후발(發) 작황 부진에 최악의 공급난이 발생한 영향이다.이들 재료를 수입하는 국내 식품기업들은 환율 상승까지 겹쳐 생산원가 부담이 치솟고 있는데도 제품 가격에 손을 대기 어려워 초비상이 걸렸다. 카카오를 원재료를 활용하는 빵, 과자, 아이스크림 등이 모두 정부의 물가관리 대상이기 때문이다.전문가들은 내년에도 먹거리 가격이 쉽사리 안정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하고 있다. 장경석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적도 인근 해수면 기온이 상승해 올해 세계 각지에서 기상이변을 일으킨 엘니뇨의 영향이 내년까지 이어지고 라니냐(해수면 기온 하강에 따른 이상 현상)도 뒤따를 수 있다"며 “내년에도 애그플레이션이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오렌지주스 ·커피도 고공행진내년부터는 누그러질 것으로 예측됐던 애그플레이션(농산물+인플레이션)이 예상을 깨고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국제 선물 시장에서 연성 원자재(소프트 커머디티)로 불리는 커피, 카카오, 오렌지주스 등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연성 원자재만을 추종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GSCI 소프트 지수의 지난 1년간 상승률은 12.1%에 이른다. 2020년에 비해선 42.3% 뛰어올랐다. 이는 원유 등 대다수 경성 원자재(하드 커머디티)들이 경기부진으로 조정을 받는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연성 원자재는 광물처럼 채굴하거나 추출하는 경성 원자재와 달리 재배를 통해 생산하는 원자재를 말한다. 면화, 농산물, 가축 등이 포함된다. 연성 원자재 선물은 미래 농축산물 가격을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물류대란 등으로 2021~2022년 본격화했던 애그플레이션은 올해 전 세계적 기상이변까지 겹쳐 연말에도 품목별로 상승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 선물시장에서 소맥, 옥수수 등 곡물→설탕→ 코코아 등으로 투기세력이 옮겨 붙은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해외에선 초콜릿 제품 가격 줄인상 코코아, 설탕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자 허쉬, 네슬레, 몬델리즈 등 해외 메이저 식품기업들은 초콜릿을 포함한 제품 가격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정부와 정치권의 눈치만 보면서 전전긍긍 하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내년 4월 총선 이후에는 억눌렀던 가격이 폭발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지금 비싼 가격에 거래한 원자재는 3~6개월 후인 총선 무렵에 한국에 들어온다. 제과업체 관계자는 “최근 2년간 코코아 구매가격이 30% 가량 올랐는데, 최근 선물 가격과 환율 추이대로라면 내년 코코아 조달비용은 올해의 두 배로 뛸 수 있다”며 “주주와 직원이 있는 기업이 원가 상승분을 언제까지고 감내할 수는 없는 만큼, 내년 4월 총선이후 대응에 나서는 기업들이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이상기후 악화 가능성…내년 식량가격 최대 변수국내 농산물 역시 이상 기후 영향으로 가격이 급등하는 품목이 속출하고 있다. '국민과일'로 꼽히는 사과가 대표적이다.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15일 가락시장에서 도매로 거래된 사과(부사, 특)는 10㎏짜리 한 상자가 평균 12만4490원으로, 전년동일(4만7485원) 대비 무려162.2% 비싸다. 4~6월 이상저온으로 냉해와 우박 피해가 심했고 여름엔 긴 장마로 인해 수확기 생산량이 급감한 영향이다.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비)은 3.3%로 4개월 만에 상승세가 꺾였다. 하지만 과일·채소 등 농산물 물가는 2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아 1년 전보다 13.6% 올랐다.네덜란드 농업은행 라보뱅크는 올 한해 생산이 늘어난 옥수수, 대두, 설탕 등의 가격이 내년에 안정될 것으로 전망하기는 했지만, 이상 기후로 인한 돌발 변수로 내년 국제 식량가격이 다시 들썩거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올여름 시작된 엘니뇨가 내년 4월까지 계속된 뒤 라니냐가 바통을 이어받을 공산이 큰 만큼 기상 이변에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