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化냐, 복귀냐…매각된 러시아 현대차 앞날은
현대차가 러시아 업체에 매각하기로 한 러시아 공장의 미래에 대해 러시아 전문가들이 다양한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러시아 언론들은 현대차가 19일(현지시간) 아트파이낸스에 1만루블에 공장을 매각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비중 있게 다루며 앞으로 이 공장이 러시아에서 어떻게 사용될지에 주목했다.

특히 러시아의 인기 텔레그램 채널 '러시아 자동차'가 지난달 '현대차 공장이 러시아 업체에 매각된 이후에도 창고에 남은 부품으로 현대차 인기 모델을 조립해 중국 광저우자동차그룹(GAC) 브랜드로 출시할 것'이라고 한 예측이 다시 회자하고 있다.

현대차나 아트파이낸스는 이 정보의 진위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현대차가 이와 관련해 협력 중인 중국 업체가 없고 아트파이낸스가 지난 5월 매입한 폭스바겐 칼루가 공장도 아직 재가동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러한 전망이 실현될 가능성을 작게 점쳤다.

다만 현대차 모델을 다른 브랜드로 출시할 경우 공장 설비를 개조할 필요가 없다는 이점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많은 전문가가 GAC의 개입 가능성에 의구심을 표했지만 현대차 모델이 다른 브랜드로 팔릴 가능성 자체는 인정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로고를 바꾸는 것은 사용 설명서 등 모든 것을 바꿔야 하기 때문에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자동차 커뮤니티 아브토마르케톨로그의 올레그 모세예프 대표는 오토뉴스에 "아트파이낸스가 인수한 폭스바겐 공장에서도 중국 체리 자동차의 티고 모델이 조립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었지만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공장 매각에 2년 후 되살 수 있는 바이백 조건이 달렸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이 조건 때문에 새 주인은 공장을 현지화하거나 전략 파트너를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가 중국 측 협력자와 모델 생산을 하기로 한 경우라면 공장을 가동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러시아 자동차 매체 자룰렘의 막심 카다코프 편집장은 이즈베스티야에 올해 말 매각 협상이 마무리되면 내년 1월 말이나 2월 초에 생산 재개가 발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모젠코프 전 러시아자동차딜러협회장도 뉴스.루에 "현대차는 돌아오기를 원할 것"이라면서도 중국 자동차들이 러시아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 가까운 장래에 복귀하기는 쉽지 않으며 많은 재진입 비용을 지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