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한다더니…' 광주 북구청 검도부 감독·코치 감봉 경징계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광주 북구청 검도부 감독과 코치에게 경징계가 결정되면서 강도 높은 쇄신안을 마련하겠다는 약속은 공염불이 됐다.

18일 광주 북구에 따르면 직장운동경기부(검도부) 운영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감독과 코치에게 감봉 2개월, 감봉 1개월 징계를 결정했다.

관련 조례상 이들에 대한 징계는 해임-감봉-견책 등 3단계로 구성돼 있는데 운영위원회 위원들이 표결로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

운영위는 이들이 성 비위로 수사·재판을 받은 소속 선수의 복무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오히려 허위로 훈련일지를 작성하는 등의 책임을 물었다.

그러나 북구의회가 61일간 행정사무조사를 통해 확인한 총체적 운영 부실에 대한 책임은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징계 양정에 반영하지 않았다.

북구는 지금까지 의회 행정사무조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이유로 감독·코치에 대한 징계를 미뤄왔는데, 정작 그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은 셈이다.

사실관계가 명확하지 않아 징계 사유로 삼을 수 없다면서도 이를 명확하게 규명할 수사 의뢰나 추가 조사는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앞서 북구의회는 행정사무조사를 통해 북구청 검도부가 학연·지연에 따라 선수를 선발하고, 시중보다 비싼 가격에 장비를 구입하거나 전지훈련 비용 처리를 부실하게 하는 등 8개 분야 27건의 문제를 파악했다.

당시 의회는 "검도부 운영을 정상화하기엔 불가능할 것"이라고 결론 내리고 자체 운영을 사실상 포기할 수밖에 없다고 제안했다.

광주시체육회로 운영을 이관하라는 제안은 시체육회가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구는 의회가 지적한 사안에 대해 세부 실행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운영위원회 의결이나 조례 제정 등 쇄신에 필요한 절차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북구청 검도부 선수였던 A씨는 지난해 7월 주점에서 만난 20대 여성이 머물던 숙박업소에 침입해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북구는 이 일을 계기로 소속 선수단에 대한 특별 감사를 벌여 또 다른 선수 B씨가 2021년 성추행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선수 성 비위가 잇따라 드러나자 북구는 사과문을 내고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운영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보완하고 검도 선수단 해체 여부까지 운영위원회에서 논의해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