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단체들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빚 우려"
美고금리의 '그림자'…신용점수 영향없는 후불결제 이용 급증
고금리 영향으로 미국에서 '선구매 후결제'(Buy Now Pay Later·BNPL, 이하 후불결제)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신용평가업체에 관련 이용 내역이 통보되지 않아 신용점수에 영향이 없다는 점 때문에 과소비를 부추길 우려도 제기된다.

데이터 분석업체 렉시스넥시스리스크솔루션에 따르면 미국 성인 4명 가운데 한 명이 후불결제 서비스를 이용해본 적이 있다.

또 어도비의 마케팅 데이터 분석 설루션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각각 지난달 24일과 27일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때 온라인 매출의 7.2%가 후불결제로 이뤄졌다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25% 증가한 수치다.

고금리로 가계 가처분소득이 줄어들고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때 저축이 고갈되자 후불결제 이용이 늘고 있다.

후불결제는 그야말로 물건을 먼저 구매하고 나중에 돈을 지불하는 금융 서비스다.

미국에서 애프터페이와 어펌, 클라나 등 업체가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한도는 최대 2만5천달러(약 3천250만원), 연간 이자율은 0~36%다.

미국 내 신용카드의 연평균 이자율은 21.19%다.

국내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 토스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용카드와 같은 듯 보이지만 차이가 있다.

예를 들어 100달러짜리 옷을 산다고 가정할 경우, 신용카드로 지불할 때 다음 만기일까지 갚거나 최소한 금액만 지불하고 이자를 낸다면 대금 지급을 몇 달간 미룰 수 있다.

반면에 후불결제는 넉 달간 25달러, 또는 이자를 포함해 그 이상의 고정된 금액을 지불한다.

신용카드와 달리 이용해도 신용평가사에 통보되지 않는다는 점 때문에 후불결제를 선호하는 미국인도 적지 않다.

애프터페이의 후불결제로 식료품과 화장품, 아이 미술용품 등을 구매한다는 프리실라 로드리게스 씨는 "애프터페이는 신용평가업체 에퀴팩스에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면서 "이 점이 매력적"이라고 털어놨다.

에퀴팩스와 엑스페리안, 트랜스유니언 등 3대 신용평가기관은 작년 후불결제업체들에 관련 정보를 받는 것을 추진했지만, 대형 후불결제업체들은 이를 꺼리고 있다.

이에 소비자 단체들은 미국인들이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빚을 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