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선물시장에서 연성 원자재로 분류되는 커피 카카오 오렌지주스 등의 가격은 올해 내내 꺾이지 않고 있다. 연성 원자재를 추종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GSCI 소프트지수의 지난 1년간 상승률은 12.1%에 이른다. 2020년에 비해선 42.3% 뛰어올랐다. 이는 원유 등 대다수 경성 원자재가 경기 부진으로 조정받은 것과 상반된 흐름이다.

국제 농산물 가격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촉발한 물류대란 등으로 2021~2022년 상승세가 본격화했다. 올해는 지난여름 세계를 강타한 폭우·폭염 등 기상이변이 연말까지 공급을 꼬이게 했다.

코코아 설탕 등 원재료 가격이 상승하자 허쉬 네슬레 몬델리즈를 비롯한 해외 메이저 식품기업들은 초콜릿 등 제품 가격을 단계적으로 인상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정부 눈치만 보면서 전전긍긍하는 실정이다.

내년 4월 총선 이후 억눌린 가격이 폭발할 것이란 우려도 있다. 지금 비싼 가격에 거래한 원자재는 3~6개월 뒤인 총선 무렵 한국에 들어온다. 한 제과업체 관계자는 “최근의 선물 가격과 환율 추세대로라면 내년 코코아 조달 비용은 올해의 두 배로 뛸 수 있다”며 “주주·직원이 있는 기업이 원가 상승분을 언제까지 감내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수정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