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강제이주민 1억1400만명…가자지구엔 심각한 재앙 벌어져"
분쟁·기후위기 격화 속 국제 난민포럼…"이주민 더 늘듯"
무력 분쟁과 자연재해, 기근 등으로 갈수록 심각해지는 난민 문제를 풀기 위해 세계 각국의 정·관계, 비정부기구(NGO) 관계자가 한자리에 모여 대책을 논의하는 행사가 열렸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13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대형 전시장인 팔렉스포에서 '2023 글로벌 난민포럼'을 개막했다.

이 행사는 국제사회가 2018년 유엔 총회에서 난민 문제 해결에 힘을 모으기로 하고 대책의 골자인 '글로벌 난민 콤팩트'를 채택한 이후 그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2019년 처음 열린 뒤 올해가 2번째다.

이날 행사에는 세계 각국을 대표해 온 정부 관계자와 국제구호기구를 비롯한 NGO 관계자, 종교계 및 학계 인사 등 3천여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윤성덕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대사와 법무부 등 정부부처 당국자, 종교계 대표단, NGO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올해 포럼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무력 충돌이 빚어지고 우크라이나 전쟁이 2년 가까이 이어지는 등 인도적 위기에 처한 수많은 이주민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열렸다.

더구나 기후변화가 불러온 홍수와 가뭄, 지진 등 대형 자연재해가 빈발하면서 세계 각국은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나는 난민 문제를 시급한 현안으로 떠안고 있다.

포럼 참가자들은 전체 회의와 고위급 회담, 주제별 회의 등을 통해 인류 공통의 숙제인 난민 문제를 두고 다각적으로 해법을 모색한다.

필리포 그란디 UNHCR 최고대표는 이날 연설을 통해 해를 거듭할수록 규모가 커지는 난민 규모를 거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수단 등지에서 일어난 분쟁 등 혼란 속에서 집을 떠나야 했던 이가 전 세계에 1억1천400만명에 이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마스가 지난달 7일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지면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인구의 85%가 피란민이 됐다"며 "강제이주민은 고통을 유발하며 추가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란디 최고대표는 "(가자지구에서) 심각한 인류 재앙이 벌어지고 있는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이런 폭력을 아직 막지 못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국제사회는 가자지구에 초점을 두지만 시급한 대응이 필요한 다른 난민에 대해서도 시선을 떼지 말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란디 최고대표는 각국의 기부에 의존하는 UNHCR의 난민 구호 예산에 대해서도 고민을 드러냈다.

그는 "올해 4억 달러(5천276억여원)가 부족하고 미국·독일 등 주요 기부국이 내년에 얼마나 많은 금액을 제공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면서 "유엔에 기부를 약속하는 국가가 많이 나오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글로벌 난민 콤팩트에서 채택된 4대 난민 해법 방향을 구체화할 방안이 논의된다.

이 4가지 방향은 난민 수용국의 부담 경감과 난민의 경제적 자립 증진, 제3국 정착 방안 접근 확대, 안전하고 존엄성이 보장된 본국 귀환 등이다.

참가자들은 난민의 자립 증진을 위한 교육, 강제이주민의 정착 지원, 민간 영역의 난민 지원 참여 방안, 난민들의 노동 환경과 강제이주 아동의 권리 등 여러 세부 주제를 토의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