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LIG넥스원이 로봇 개를 만드는 미국 고스트로보틱스 인수한다는 소식이 나왔죠. LIG넥스원 주가도 크게 올랐습니다.

문제는 국내 한 기업이 고스트로보틱스의 제품 생산과 판권을 갖고 있다는 점입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고 기자, 먼저 이번 인수에 대해서 설명해주시죠.

<기자>

지난해 서울 용산공원이 공개될 때 대통령실을 경호하는 로봇 개를 만든 기업이죠.

미국 고스트로보틱스를 LIG넥스원이 인수할 예정입니다.

고스트로보틱스 기업 가치를 4억 달러로 평가했고요. 이 중 60%의 지분을 2억4천만 달러, 우리 돈 3,150억 원에 사는 겁니다.

이를 위해 미국에 특수목적기업을 세웁니다.

LIG넥스원은 여기서 약 60%인 1,870억 원 가량을 출자하기로 했고요.

나머지 1,260억 원은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가 설립하는 기관 사모펀드를 통해 조달할 계획입니다.

<앵커>

이 가격이면 잘 사는 겁니까.

<기자>

일단 증권가에선 호평이 쏟아졌습니다.

현대차가 로봇개를 만드는 보스톤다이내믹스를 인수할 때 기업가치 11억달러, 약 1조2천억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겁니다.

국내 방산기업 최초로 미국에 진출하는 것에 의미를 두는 곳도,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전망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오늘도 현대차증권에서 보고서를 냈죠. 로봇과 방산의 시너지가 기대된다면서 목표가 16만원을 제시했는데요. 지금보다 20% 이상 더 오를 것이라 본 겁니다.

고스트로보틱스는 지난해 우리돈 400억 원 가량 매출을 올렸습니다.

<앵커>

LIG넥스원은 로봇개로 뭘 하겠다는 건가요?

<기자>

LIG넥스원은 이번 인수에 대해 AI와 유무인 복합체계, 로봇 등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보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 마디로 로봇으로 싸우는 미래 전장에 대비한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첫 육상 플랫폼을 갖춘 것이기도 하고요.

유도무기를 주력으로 해온 LIG넥스원으로서는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인 겁니다.

특히 고스트로보틱스 로봇 개 비전60의 경우는 이미 미국 공군 기지 순찰용으로 쓰이는 등 실전 도입이 됐습니다.

경쟁사 제품들이 카메라 센서를 통해 지형을 인식하는 반면 고스트로보틱스 제품은 다리에 센서를 달아 더 민첩하게 달릴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앵커>

국내 생산과 판권을 다른 기업에게 넘긴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떤 회사인가요.

<기자>

네 말씀하신대로 국내 비상장사인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 저는 줄여서 고스트테크라고 부르겠습니다. 이 고스트테크가 고스트로보틱스 국내 생산과 판권을 갖고 있습니다.

지분구조를 보면 고스트테크의 최대주주는 사업가 백 모씨고요. 지분 13%를 갖고 있습니다.

LIG넥스원이 인수키로 한 고스트로보틱스도 고스트테크 지분을 갖고 있습니다. 고스트테크에 따르면 고스트로보틱스 지분율은 13%에 근접합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회계상 관계사 지분에 못 미치는데다 경영권을 행사하기도 어렵죠.

고스트테크는 다시 코스닥 상장사 케이알엠의 최대주주(지분율 약23%)고요. 고스트테크와 케이알엠은 사무실도 함께 쓰는 사실상 한 몸입니다.

<앵커>

고스트테크와 LIG넥스원 양사 입장은 어떻습니까.

<기자>

고스트테크 입장을 직접 확인해보니 “사업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판권계약이 충분하게 남아있고, 판권을 넘기면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설명이었습니다.

고스트테크는 케이알엠 공장을 통해 로봇 개를 만들 계획이고요. 판권 계약기간은 2026년 까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되면 LIG넥스원은 고스트로보틱스를 인수하고도 당분간 국내 사업은 못하는, 혹은 하더라도 통행료를 줘야하는 상황인 겁니다.

다만 방산 물자라는 게 제품개발부터 유지보수까지 전체 수명주기가 30년에 달하는 만큼 당장 2~3년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있습니다.

고스트테크 측은 LIG넥스원이 고스트로보틱스 인수 딜을 마무리 한 게 아닌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 승인까지 거쳐 이번 딜이 마무리 되는 시점은 내년 6월 말입니다.

LIG넥스원 측은 “승인을 받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며 “고스트로보틱스 인수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고영욱기자 yyko@wowtv.co.kr
고스트로보테크 “사업 계속”...LIG넥스원 인수 복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