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0일 “반도체는 한·네덜란드 협력 관계의 중심축”이라며 “네덜란드를 비롯해 미국 일본 등 주요국과의 반도체 협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네덜란드 방문을 하루 앞두고 공개된 AFP통신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반도체 협력은 이번 순방에서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최초로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위해 11일 출국한다.

네덜란드 방문 이틀째인 12일 윤 대통령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과 ASML 본사를 찾는다. ASML은 그동안 방문한 외국 정상 중 윤 대통령에게 처음으로 ‘클린룸’(미세먼지·세균 등이 제거된 작업공간)을 공개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 같은 일정을 소개하며 “ASML 방문은 ‘한·네덜란드 반도체 동맹’ 관계에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간 반도체 연구개발(R&D) 협력도 가시화하고 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제1차 차세대 핵심·신흥기술 대화’를 개최했다.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월 윤 대통령의 방미 당시 한·미 동맹을 기술동맹으로 확대하기 위해 이 같은 대화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내년 1분기에는 인도를 포함한 한·미·인도 간 기술대화를 출범시킨다.

양국은 반도체와 바이오, 배터리·청정에너지, 양자, 디지털 연결성, 인공지능(AI)을 6대 주요 전략 기술로 선정했다. 반도체와 관련해서는 미국이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110억달러(약 14조5000억원)를 들여 설립하는 국립반도체기술센터(NSTC)와 한국이 설립을 추진 중인 첨단반도체기술센터(ASTC) 등 민관 연구기관 간 R&D 협업 기반을 마련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