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글로벌 비철금속 1위지만 알려진 건 많지 않은 은둔의 기업이죠.

고려아연이 창사 이래 첫 인베스터 데이를 개최했는데요. 매출을 지금보다 2배 이상 늘리고 조 단위 주주환원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산업부 고영욱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고 기자, 이번 인베스터 데이 어땠는지 현장 분위기부터 말씀해주시죠.

<기자>

네 고려아연은 그동안 공시 발표 등에 있어 최소한의 정보만 제공해왔는데요. 이번 행사에서 그런 보수적인 문화 깼습니다.

행사는 150명 가량의 증권사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2시간 넘게 진행됐고요.

향후 10년 성장 목표치와 성장전략을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지금 매출이 11조 원 가량인데 앞으로 10년 뒤 25조 원으로 키우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고요. 상각전영업이익률 13%를 전망했습니다.

여기에 4조원 대 주주환원 계획도 발표했습니다. 향후 10년 간 배당과 자사주 매입, 소각을 진행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에 어떻게 이게 가능한지 질문들도 있었는데요.

숫자만큼은 보수적으로 잡은 점. 그러니까 인플레이션을 감안하지 않은 단순합계 수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고려아연은 아연과 같은 비철금속 제련으로 유명한 기업이죠.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성하겠다는 건지 궁금하군요.

<기자>

네 고려아연은 크게 두 가지 축으로 사업을 키울 예정입니다.

한 축은 말씀주신 제련부문이고요. 다른 한 축은 트로이카 드라이브라고 하는데요, 이차전지가 포함된 3대 신성장 동력 사업입니다.

먼저 제련사업 부문은 수익성과 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제련 수수료 하락과 전기요금 인상 같은 외부 환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불필요한 공정을 줄이고 경쟁력은 유지하는 전략입니다.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죠.

[정태웅/고려아연 제련사업 사장: 단기적으로 내년에는 저희가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공정합리화' 입니다. 그 후에 장기적으로 10년 이상 생각하면 동하고 반도체 황산 생산을 주력해서 추진할 계획입니다.]

미래 먹거리도 제시했습니다. 전기동과 반도체 황산입니다.

2035년까지 전기차와 전력망 투자가 확대되면서 동수요가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고순도 전기동 생산을 늘릴 계획이고요.

또 아연 제련과정에서 얻어지는 부산물인 반도체 황산을 연간 50만 톤 생산한다는 목표입니다.

이렇게 해서 10년 뒤 매출 13조 원을 목표치로 제시했습니다.

<앵커>

이차전지 같은 신사업 쪽 전략은 어떻습니까.

<기자>

고려아연이 제시한 3대 신사업은 이차전지, 신재생에너지, 자원순환 사업인데요.

2033년 매출 12조 2천억 원 달성이 목표고요. 이를 위해서 앞으로 10년간 약 11조 9천억 원의 투자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이 가운데서도 IR에서 관심이 집중된 건 이차전지 소재 사업이었는데요.

고려아연은 전기차 시장의 구조적 성장세는 유지되고 있다는 판단 하에 계속 투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고요.

황산니켈(KEMCO), 전구체(KPC), 동박(KZAM) 등의 소재를 지금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생산해 5조 3천억 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특히 미국 IRA 수혜기준에 부합하는 원료공급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요.

최근 미국의 해외우려집단(FEOC) 세부기준 발표 영향으로 중국 기업 의존도가 높은 다른 기업들에 비해 차별화된 경쟁력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 직접 들어보시죠.

[박기덕/고려아연 TD사업본부 사장: TD사업부문 사업들이 제련사업과 동등한 위치에 서고 50대 50 매출구조를 달성함으로써 과거에 배당주로 인정받던 주식이 이제는 성장주로 거듭날 계획입니다.]

<앵커>

조 단위 주주환원정책 발표에 구체적인 성장 전략까지 제시한건 이번이 처음인데 배경이 뭡니까.

<기자>

주가부양 의지로 읽히는데요.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은 영풍 장형진 회장 일가와 지분경쟁을 벌이고 있기도 하죠.

고려아연 지분구조가 영풍 장 회장 일가가 31%, 최 회장 일가가 15.3%입니다. 현대차, LG, 한화 같은 최 회장 우호지분이 13.7%인데 합치면 29%에요. 영풍과 2% 차이가 나죠.

재밌는 건 최윤범 회장이 경영권을 단단하게 확보하려면 지분을 추가 확보해야하는데 주가가 오르면 더 어려워진다는 겁니다.

3년 전 최저가를 기준으로 2배 가량 올랐으니 그만큼 어려워졌습니다.

대신 장 회장 쪽도 매집이 힘들겠죠. 며칠 전에도 장 회장 일가에서 지분 추가 확보했다고 공시가 나기도 했었습니다.

그렇다면 키를 누가 쥐고 있느냐. 결국 나머지 소액주주인데 이 소액주주들을 한 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방법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번 IR에서 계열분리 계획은 현재로서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오늘 얘기 잘 들었습니다. 고영욱 기자였습니다.


고영욱기자 yyko@wowtv.co.kr
'은둔의 기업' 고려아연...창사 첫 인베스터베이